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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중앙아 5개국과 산림 분야 협력 결실 카자흐스탄에 한국 전통 정원 조성

중앙일보 2017.09.26 00:02 6면
산림청 해외산림자원개발 사업 
 

카자흐 대통령궁·정부청사 인근
조선시대 정자·담장·불로문 짓고
소나무·무궁화 등 5000그루 심어

한국의 해외산림자원개발(조림)사업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동남아는 물론 남미와 중국 대륙에서 산림자원 개발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중국과 몽골 등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대규모 조림사업이 추진돼 왔다. 중앙아시아인 카자흐스탄에도 한국식 전통 정원이 조성됐다. 이 전통 정원 조성은 자원 강국인 중앙아시아 지역과 활발한 교류 협력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 카자흐스탄을 포함한 중앙아시아 5개국과 산림 분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한국 전통 정원의 종루. [사진·산림청]

카자흐스탄 한국 전통 정원의 종루. [사진·산림청]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 한국 전통 정원(한-카자흐스탄 우호의 숲)이 조성됐다. 중앙아시아에 한국 전통 정원이 조성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산림청은 25일 카자흐스탄의 수도인 아스타나시 자우카즌 거리에 만든 한국 전통 정원 준공식을 오는 27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준공식에는 김용관 산림청 국제산림협력관, 김대식 주카자흐스탄 한국 대사, 아스타나시장, 현지 고려인 등이 참석한다.
 
한국 전통 정원은 19억6000만원을 들여 1.2㏊의 규모로 조성됐다. 정원이 조성된 곳은 카자흐스탄 대통령궁과 정부청사 인근이다. 정원은 정자·담장·전축문·연못·불로문 등을 갖췄다. 담장은 기와와 흙을 섞어 쌓았고, 화단은 궁궐·사찰·민가의 건물 뒤에 돌을 쌓아 만든 계단 형식으로 꾸몄다. 불로문은 조선시대 왕의 불로장생을 기원하며 궁궐에 만든 문에서 착안해 설치했다. 정원에는 소나무·무궁과·회화나무·박태기나무·배롱나무 등 5000여 그루를 심었다. 이들 나무는 대부분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자생한다.
 
최영태 산림청 국제협력과장은 “이 정원은 카자흐스탄 국민은 물론 현지에 거주하는 10만여 명의 고려인에게 휴식 공간이 되고 한국을 간접 체험하는 기회의 공간으로 활용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카자흐스탄은 2014년 산림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른 후속 조치로 2015년 말 한국 정원 조성 사업을 시작했다. 정원 설계는 한국 업체가, 시공은 카자흐스탄 국영기업이 맡았다. 사업비는 전액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으로 충당했다.
 
아랄해 산림 복원 위해 손잡아
 
특히 산림청과 카자흐스탄은 이 사업을 통해 기후변화로 황폐화된 아랄해(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사이의 호수) 지역의 산림 복원 등 신규 사업을 발굴해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주도국으로서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김재현 산림청장은 “한-카자흐스탄 우호의 숲은 한국의 국제산림협력 대상 지역을 중앙아시아로 확대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산림 분야 국제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럽·유라시아 대륙의 동서남북을 잇는 내륙 통로에 위치한 중앙아시아는 유라시아 대륙의 심장부다. 카자흐스탄을 포함한 중앙아시아에는 고려인 동포 30만여 명이 살고 있다. 80여 년 전 정착한 이들 고려인은 한국과 중앙아시아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는 자원도 풍부하다. 석유(카자흐스탄)·가스(우즈베키스탄 및 투르크메니스탄), 금(키르기스스탄) 등이 주요 자원이다.
 
산림청이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시 자우카즌 거리에 만든 1.2ha 규모의 한국 전통 정원. 오는 27일 준공식을 한다. [사진·산림청]

산림청이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시 자우카즌 거리에 만든 1.2ha 규모의 한국 전통 정원. 오는 27일 준공식을 한다. [사진·산림청]

14개국에 총 39만9068㏊ 조림
 
러시아·중국 등은 아시아 경제 개발의 주도권 확보와 영향력 강화를 목표로 유라시아 지역에 교통·물류·인프라 확대 사업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육상 및 해상 교통물류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규모 육·해상 실크로드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러시아는 신동방 정책으로 동북아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철도와 에너지망으로 연결하고자 노력 중이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장기 협력을 위해 중앙아시아 에너지 생산국과 가스 수출국 포럼을 통해 통제력을 넓혀가고 있다.
 
한국은 중앙아시아 국가와 협력 강화를 위해 2013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구상하고 유라시아를 그물망처럼 연결하는 철도와 도로 구축을 통한 ‘하나의 대륙’, 산업과 기술·문화가 융합되는 ‘창조의 대륙’,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통한 ‘평화의 대륙’ 건설을 제안했다. 또 에너지·자원·건설 분야 등 중앙아시아 지역 교역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2013년 10월 중앙아시아 5개국과 산림 분야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협력 분야는 산림 생태 복원(사막화 방지, 양묘장 조성, 종자 생산, 숲 가꾸기), 생물다양성 보전(산림생물 다양성 조사, 산림생물 목록 자료화), 산림 보호(산림 병해충 및 산불 예방), 산림정보 관리(산림지도 제작 등), 산림자원 관리(생태관광) 등이다.
 
이번 정원 조성은 산림 분야 협력의 첫 결실이다. 카자흐스탄의 면적은 271만7300㎢로 한반도의 12배에 달한다. 인구는 880만 명이다. 그런데 산림 면적이 전 국토의 4.6%에 불과하다. 반면 건조 지역은 80% 이상을 차지한다. 산림청 관계자는 “정원 조성은 세계적 녹화 성공국인 한국의 산림 조성 노하우를 전수함으로써 양국 협력 기반을 마련한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 14개국에 34개 기업이 진출해 39만9068㏊를 조림했다. 조림사업 대상 국가는 호주·뉴질랜드·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라오스·캄보디아·우루과이·파라과이·칠레·중국·몽골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사업은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되고 있다. 10여 개 기업이 1993년 이후 지난해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일군 조림 규모는 총 29만6288㏊로, 국내 기업의 해외 전체 조림 면적의 74%를 차지한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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