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충북 수해 때 스크린골프 친 적십자 간부, 총리실 경고에도 영전"

중앙일보 2017.09.24 16:36
스크린 골프 이미지(좌)와 지난 7월 충북 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침수된 거리(우). 당시 긴급 구호 업무를 지휘해야 할 대한적십자사 본사 간부가 스크린 골프를 즐겨 논란이 됐다.[사진=중앙포토, 독자 제공]

스크린 골프 이미지(좌)와 지난 7월 충북 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침수된 거리(우). 당시 긴급 구호 업무를 지휘해야 할 대한적십자사 본사 간부가 스크린 골프를 즐겨 논란이 됐다.[사진=중앙포토, 독자 제공]

지난 7월 충북 지역의 물난리 당시 긴급 구호 업무를 지휘해야 할 대한적십자사 본사 간부가 스크린골프를 즐기고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사실을 확인한 국무총리실은 해당 간부에 경고 처분을 내렸지만, 정작 적십자사는 그를 산하 기관장으로 인사 발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청주시 등 충북 일대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지난 7월 16일 적십자사 본사 소속 A 재난안전국장은 전·현직 간부 6명과 경기 화성시에서 스크린골프 회동을 했다.
 
적십자사 충북지사는 이날 오전 9시 청주시 호우경보 발령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재난구호대책본부를 설치했다.  
A 국장은 재난시 구호 작업을 총괄해야 한다. 
하지만 스크린골프를 치던 중 이 상황을 보고받은 A 국장은 본사 차원의 대응을 강구하지 않은 채 그대로 귀가했다. 
A 국장이 구호 상황을 확인하고 본사 사무총장 등에 보고한 시간은 당일 밤 8시 24분. 적십자사 본사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구호활동 상황을 보고한 시점은 밤 10시 18분이었다.  
 
결국 연달아 보고가 늦어지면서 본사에서는 호우 당일 긴급재난구호대책본부조차 꾸리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문제를 파악한 국무총리실은 A 국장의 안이한 상황 인식으로 본사 차원의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며 경고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A 국장은 적십자사 내부에서 아무런 문책을 받지 않았고, 오히려 지난 15일 대전·세종·충남 혈액원장에 임명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순례 의원은 "적십자사 회장은 직원들의 직무유기에 대한 내부 감사는커녕 오히려 영전인사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적십자사 관계자는 "별도 문책은 없었지만, A 국장이 발령난 소속기관장과 기존 본서 부서장의 직급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며 "이번 인사발령을 영전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