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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위협으로 한일관계 ‘밀착’ 효과…강경화-고노 "긴밀 공조"

중앙일보 2017.09.24 14:05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과 회담하고 한·일 간 북핵 공조를 다짐했다. 과거사 문제로 수년 간 갈등해온 양국이 최근 북한의 도발과 위협으로 인해 안보적으로는 전에 없이 ‘밀착’하는 양상이다.
 

22일 뉴욕서 회담...두 달 사이 벌써 세번째 만남
日과 과거사-안보 협력 분리 '투트랙 접근' 가시화
역사 갈등, 日 언론 왜곡 보도 등 불씨는 여전

외교부는 강 장관과 고노 외상이 유엔 총회를 계기로 만나 북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에 있어 한·일 및 한·미·일 간 긴밀한 공조가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또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 등 실효적인 조치를 취하는 데 있어 지속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약 30분 동안 진행된 회담에서는 양국 간 경제협력 방안 등도 논의됐다. 고노 외상은 “한·일·중 정상회의가 조속한 시일 내에 개최돼 문재인 대통령과 강 장관의 연내 방일이 성사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 3차 동방경제포럼 참석중인 강경화 외교통상부 장관이 7일 오전 극동연방대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회담을 갖고 현안을 이야기 했다. 2017.09.07 청와대 사진기자단

제 3차 동방경제포럼 참석중인 강경화 외교통상부 장관이 7일 오전 극동연방대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회담을 갖고 현안을 이야기 했다. 2017.09.07 청와대 사진기자단

강 장관과 고노 외상의 회담은 두 달 사이 세 번째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한·일 외교장관 회담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필리핀 마닐라에서 8월7일 처음 열렸다. 9월7일 문 대통령이 동방경제포럼 참석차 방문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강 장관과 고노 외상은 회담했다. 이때 이미 “이달 말 유엔총회에서도 만나자”고 합의가 됐다.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7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와 이달 초 동방경제포럼을 계기로 두 차례에 걸쳐 정상회담을 가졌다.
 
박근혜 정부 때 일본의 과거사 도발로 인해 한·일 간 고위급 교류가 한동안 멈춰 있었던 것과는 대조되는 현상이다.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취임 다섯 달 뒤인 2013년 7월 ARF를 계기로 해서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을 처음 만났다. 정상회담은 2015년 11월에 처음 개최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이 전에 없이 빠른 속도로 고도화하면서 한·미·일 간 공조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다”며 “역사 갈등과 안보·경제 등 다른 분야에서의 협력은 별도로 하자는 ‘투트랙 접근’이 문재인 정부 대일 정책의 기조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의 12·28 위안부 합의 조사와 일본의 지속적인 영토·역사 도발, 일본 언론의 악의적 보도 등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일본 교도통신은 2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미·일 측이 한국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 결정에 이견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닛폰TV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이 문제로 문 대통령에게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22일 “의도적 왜곡”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백악관 고위관계자도 23일 청와대 고위관계자와 통화하며 “한·미·일 공조에 균열을 야기할 수 있다.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외교 채널을 통해 일본에 항의했다. 강 장관도 뉴욕에서 고노 외상과 회담할 때 관련 보도에 유감의 뜻을 표했다고 한다. 정부 소식통은 “일본과의 협력이 중요하지만 할 말은 하고, 잘못된 점은 지적하는 당당한 외교가 우리 정부의 기조”라고 설명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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