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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 목숨 앗아간 K-9, 성능개량 예산 전액 삭감…‘야누스’ 무기

중앙일보 2017.09.18 22:37
‘명품’ 국산 무기로 알려진 K-9 자주포의 성능 개량 관련 예산이 정부 논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김학용(경기 안성ㆍ3선)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방부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지난달 K-9 자주포의 성능개량 사업을 결정하고 내년 국방부 예산에 48억원의 관련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 예산안을 편성하는 기획재정부 논의 등을 거치면서 성능개량 사업은 우선순위에서 밀렸고 결국 48억원은 국회에 제출한 정부 예산안에는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북한이 일본 상공을 넘어가는 중거리 이상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난달 29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K-9 자주포가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일본 상공을 넘어가는 중거리 이상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난달 29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K-9 자주포가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우리 군에 1000여문 이상 배치된 K-9 자주포의 안전성 논란이다. 지난달 18일 강원도 철원군 지포리 사격장에서 K-9 자주포 사격 훈련 중 발생한 폭발 사고로 이태균(26) 상사와 위동민(20) 병장, 정수연(22) 상병 등 장병 3명이 희생됐다. 육군은 위 병장이 사망한 지난 13일 “사고 이후 전문의료진의 치료 등 위 병장의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지만 끝내 유명을 달리하게 되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K-9은 우리 군의 입장에선 ‘야누스’와 같은 존재다. 2001년 터키(10억 달러), 2014년 폴란드(3억1000만 달러), 올해 핀란드(1억4500만 유로)와 인도 등 해외 각국으로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방위산업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하지만 2009년 이후 불량이 잦아지고 납품 비리 등이 적발되면서 어두운 면도 노출하고 있다.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에는 북한의 공격에 맞서 해병대가 K-9으로 포격을 했지만 6문 중 2문이 작동하지 않아 논란이 됐었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708회 고장이 빈발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이 지난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이 지난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학용 의원은 “내년도 성능개량 사업비 전액을 삭감한 것은 현 정부에 만연된 안보와 안전불감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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