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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ㆍ차베스ㆍ아마디네자드까지...유엔총회 수난사

중앙일보 2017.09.18 16:04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18일 오후 출국했다.  문 대통령의 첫 유엔 총회 참석이다. 세계 각국 정상들이 모이는 유엔총회는 국제사회 악동들이 참석하면 독설을 내뱉는 무대가 되기도 한다.
2009년 9월23일 유엔총회 당시 무아마르 카다피 [중앙포토]

2009년 9월23일 유엔총회 당시 무아마르 카다피 [중앙포토]

 

'막말 대가'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은 외무장관 대신 보내

지난 2009년 유엔총회에 참석한 리비아의 무아바르 카다피가 대표적이다. 그는 통치 40년만에 처음으로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위해 무대에 올랐다. 리비아 전통 의상인 베두인을 입고 연단에 오른 모습부터 화제였다. 통상 15분간 진행되는 기조연설을 96분간 이어가면서 지친 통역이 여러 차례 교체되기도 했다.  
 
당시 카다피는 단상에 놓인 유엔헌장 사본을 찢어 버리며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이 나머지 나라들을 2등 국가로 경멸하는 만큼 테러 이사회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가 하면 “아프리카 국가들은 그들을 식민지로 삼았던 나라들로부터 돈을 되돌려 받을 자격이 있다”며 서구가 7조 7700억달러를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다피가 서방 국가들을 비난하고 나섰지만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 대사는 카다피가 연단에 오르기 직전 총회장을 빠져나갔다. 
2006년 9월 유엔총회에서 열변을 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당시 우고 차베스 대통령[중앙포토]

2006년 9월 유엔총회에서 열변을 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당시 우고 차베스 대통령[중앙포토]

 
카다피보다 앞서 2006년 유엔총회에선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독설이 화제였다. 2003년 시작된 이라크전쟁이 한창때였다. 차베스는 당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연설한 다음날 기조 연설에 나섰다. 차베스는 “어제 여기 악마가 왔다. 오늘까지도 내 앞의 테이블에서는 (지옥의) 유황불 냄새가 난다”며 “어제, 신사숙녀 여러분, 이 연단에, 내가 악마라고 부르는 미국 대통령이 와서 마치 세상이 자기 것인 듯이 얘기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을 가리켜 ‘악마’로 지칭한 것이다. 연단에선 폭소와 함께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차베스는 부시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노엄 촘스키의 책 『패권인가 생존인가』의 일독을 권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차베스는 “미 제국은 자신들의 지배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짓을 한다”며 “그들이 그렇게 하도록 놔둘 수는 없다. 세계 독재가 강화되도록 둘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2012년 당시 베네수엘라를 방문중이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중앙포토]

2012년 당시 베네수엘라를 방문중이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중앙포토]

 
카다피와 차베스를 잇는 악동으로는 이란의 보수 강경파였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을 꼽을 수 있다. 그는 공공연한 반 이스라엘 발언으로 물의를 빚어왔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2011년 유엔총회에서 작심하고 미국을 비판하며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60년 동안 이스라엘 감싸기에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마디네자드는 2013년 온건파인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집권에 성공하면서 퇴임했다.
 
 한편 최근 악동 대열에 합류한 ‘막말의 대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장면은 볼수 없게 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자신의 외무장관을 대신 보냈기 때문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계엄령이 선포된 곳에 투입된 군인들에게 여성들을 성폭행해도 좋다고 하는가 하면 마약 용의자들을 재판 없이 사살해 인권 유린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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