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영유 논설위원
제 발등을 찍는 부메랑은 도처에서 싹을 틔운다. 특히 새 정부가 리더십과 국정 능력, 인사에서 신뢰를 잃으면 ‘국민 불신’의 부메랑을 맞기 십상이다. 혜성같이 등장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만 봐도 그렇다. 취임 4개월 만에 권위적 국정 운영과 인사 실패로 지지도가 30%대로 반 토막 났다. 아랑곳하지 않고 노동 개혁을 밀어붙이지만, 힘이 달린다.
문재인 대통령도 안보·노동·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부메랑 조짐이 보인다. 그중 코드·보은 인사가 ‘참 나쁜’ 부메랑이 됐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김이수 헌법재판소장·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등 ‘7명’이 청와대 발등을 찍었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준 길도 험난하다. ‘살충제 계란’과 ‘생리대’ 파동으로 실력이 거덜 난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비뚤어진 성(性) 의식으로 난타당한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도 언제 화가 될지 모른다. 도대체 무슨 빚을 졌기에 그리 감쌀까. 그런 사이 문 대통령 지지율은 3주 연속 떨어져 처음으로 60%대(69%)를 기록했다(한국갤럽 조사).
지금부터가 더 문제다. 국가 살림의 동맥인 공공기관 332곳의 인사 파열음이 들려서다. 기관장을 포함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자리는 2000명이 넘는다. 문 캠프 주변의 폴리페서만 1000명인데 자칭 ‘공신’을 자처하는 정치꾼이 부지기수다. “청와대 전화를 기다리는 사람이 대전까지 줄 섰다”는 말이 우스개가 아닌 듯하다. ‘빚잔치’ ‘낙하산’ 논공행상은 공공기관을 병들게 하는 악성 부메랑이 된다. 역대 정권이 충분히 보여줬다. 문재인 정부는 그나마 다행이다. 7명이 레드 시그널을 보여줬으니. 그걸 교훈 삼아 더 나쁜 부메랑은 막아야 한다. 그게 적폐 청산 아닐까.
양영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