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경북 영천시 국립영천호국원에서 포스코 냉연부 직원들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포스코]](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9/18/a3e42b4a-a69f-44d4-b71c-42b7a6645775.jpg)
16일 경북 영천시 국립영천호국원에서 포스코 냉연부 직원들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포스코]
유공자 비석 닦고, 마을 벽화 그리고
매달 셋째 주 토요일 나눔의 날 행사
현장직·관리직·주민 소통의 시간
포스코 냉연부 3개 공장에 소속된 직원은 모두 460명인데 이들 중 관리직인 엔지니어는 35명이다. 소수의 관리직원과 다수의 현장직 근로자들이 잘 소통하고 단합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지난 10년간 계속해온 냉연부 소속 노사의 호국원 봉사활동은 직원들이 소통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냉연부뿐만이 아니다. 매달 셋째 주 ‘나눔의 토요일’인 이날 포스코 각 부서는 다양한 봉사활동에 나섰다. 벽화 그리기, 바닷속 쓰레기를 줍는 클린오션 등이다.
지난해 포스코 직원의 1년 평균 봉사활동 시간은 31시간이었다. 1988년 포스코 직원들이 자원봉사 활동을 시작한 이후 지난해에 누적 50만 시간을 달성했다. 안동일 포항제철소 소장은 “직원들에게 봉사활동은 현장직·관리직·지역주민이 함께 소통하는 무대가 됐다”고 말했다.
포스코에는 88년 노조가 설립됐으나 93년 대거 이탈해 현재는 10여 명이 가입한 소규모 노조만 있다. 포스코에서 적극적 자원봉사 활동을 주도해온 주체는 노조가 아니라 노경(勞經)협의회다. 노경협의회 대의원 10명이 모두의 의견을 반영해 봉사활동 계획을 세우고 행사를 주최하고 있다.
영천호국원 봉사활동 현장에 동행한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장기간에 걸친 포스코 노사의 꾸준한 봉사활동에 대해 ‘사회민주주의 노동’이라는 독특한 개념으로 설명했다. 송 교수는 “포스코 직원을 만나보면 포항시와 포스코, 시민이 모두 함께 성장한다는 의식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노동운동에서 시작된 포스코의 봉사활동은 이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형태의 ‘사회적 노동운동’이 됐다”고 분석했다. 지역사회 전체를 발전시키는 활동이 그 지역에 속한 회사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쳐 근로조건 개선과 근로자들의 지위 향상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저서 『가보지 않은 길』에서 단순히 노동자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강성 노조를 비판했던 송 교수는 노조가 이기주의의 틀을 깨고 지역사회의 이익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포스코의 현장직 근로자들은 노조의 이익만 추구하는 노동운동에서 벗어나 에너지를 봉사활동에 발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포스코 근로자들은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 직접 교류하면서 강한 연대감을 키워가고 있다.
포항=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