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굴비

영광 부세보리굴비는 씨알이 굵고 탐스러워 선물로 받는 사람들이 놀랄 정도다. 프리랜서 장정필

오래 말리는 동안 감칠맛 배가
내장 제거 후 찌면 고소한 맛 일품

식당에서 보리굴비 정식은 보통 1인분이 2만~3만원이다. 약 28~30㎝짜리가 나온다. 만약 이게 조기 보리굴비라면 가격은 10만원이 넘어야 한다. 건조 과정에서 부피가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물이 매우 큰 씨알이어야 한다. 이런 ‘대물’ 조기는 매우 귀하다. 조기 보리굴비의 ‘대물’은 10마리 한 두름 가격이 100만원이 넘는다
요즘 음식점에서 먹거나 명절 선물로 오가는 보리굴비는 대부분 부세를 건조한 것이다. 부세는 조기와 같은 민어과로 주둥이 끝이 약간 둥글 뿐 조기와 매우 비슷하다. 살집이 조기보다 많지만 선어(鮮魚) 상태일 때나 조금 말렸을 때는 맛이 조기보다 떨어진다. 부세는 오래 말리는 동안 감칠맛을 내는 이노신산이 늘어나고 응축해 맛이 좋아진다. 한 유명 셰프는 신문 인터뷰에서 “보리굴비는 조기보다 부세가 맛이 낫고 살집이 좋아 먹을 게 많다”고 말했다.
부세보리굴비 대부분은 굴비의 본고장인 영광군 법성포에서 생산된다. 건조 기간이 2~3개월로 일반 굴비보다 길다.
부세보리굴비는 냉동 보관하던 것을 쌀뜨물에 40분가량 담가 불린 뒤 내장을 반드시 제거한 다음 쪄 먹는다. 찐 것에 참기름을 발라 오븐 등에 살짝 구우면 더 고소하다. 몸통이 굵고 살집이 많아 그냥 불이나 후라이 팬에 구우면 속살이 잘 익지 않은 채 겉이 탄다.
부세보리굴비는 주둥이부터 지느러미 끝까지 길이로 크기를 분류한다. 길기만 할 뿐 가늘어서 먹을 게 적은 것이 있는가 하면 몸통이 굵어 풍성한 것도 있어 잘 골라야 한다. 남양굴비는 길이 31~34㎝의 ‘대물’ 부세보리굴비 10마리를 엮은 특대 상품을 15만원에 판매한다. 28~30㎝짜리 10마리의 상품은 10만원이다.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