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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성진 낙마, 사과만 할 뿐 책임지는 사람은 왜 없나

중앙일보 2017.09.16 02:30 종합 30면 지면보기
국회에서 부적격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어제 결국 사퇴했다. 장관급 이상 고위직 후보자론 다섯 번째 낙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 야당 시절 지난 정부의 인사검증 부실과 코드 인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선 ‘현 정부의 인사는 균형인사, 탕평인사, 통합인사’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선뜻 동의하기 힘든 현실이다.
 
정부 출범 4개월이 넘었지만 아직도 조각이 마무리되지 못했다는 것 자체가 보통 일이 아니다. 안보와 경제의 복합 위기로 온 나라가 살얼음판을 걷는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위기를 관리해야 할 정부는 아직도 조각 중이고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 여전히 자질 논란을 빚고 있는 현직도 적지 않다. 현직 장관이 교체를 건의해도 교체되지 않는 청와대 행정관도 있다. 온 사방이 지뢰밭이다. 청와대 인사 시스템에 중대한 결함이 있지 않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 박 후보자 사퇴는 지명 22일 만에 나왔다. 정치권에서 문제가 제기된 뒤에도 청와대가 상황을 방치하는 바람에 집권당 의원들이 인사청문회에서 등을 돌리는 이례적 파행까지 빚어졌다. 이 정도라면 인사 난맥, 인사 실패는 ‘레드 라인’을 넘었다고 봐야 한다. 사태가 이 지경인데도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없는 건 기막힌 일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사과했지만 거기서 그칠 일이 아니다. 책임질 사람이 없다면 응분의 책임을 묻는 게 마땅하다.
 
청와대는 정치적 성향과 진영 논리에 빠져 추천과 검증 과정이 부실했던 건 아닌지 인사기조 전체를 근본적으로 돌아봐야 한다. 박 후보자 낙마로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처리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길 기대하는 정도의 안이한 인식으론 대법원장 동의안 가결도 장담하기 어렵다.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면 제2, 제3의 인사 참사로 이어질 게 불을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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