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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증기기관차부터 KTX까지…118년 한국 철도 역사 한눈에

중앙일보 2017.09.11 15:19
 9월 18일은 철도의 날입니다. 1899년 9월 18일, 한국 최초 철도인 경인선 개통을 기념해 매년 9월 18일을 철도의 날로 지정했죠. 이후 118년 동안 철도는 한강의 기적을 일군 산업의 주축으로, 또 우리의 발로 많은 역할을 해 왔습니다. 이번 주 소중에서는 철도의 날을 맞이해 철도의 과거·현재·미래의 모습을 취재했습니다. 칙칙폭폭 증기기관차부터 여객기보다 빠른 차세대 교통수단 하이퍼루프까지 대한민국 철도 이야기를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한국 철도의 역사와 미래 ? 철도박물관

글=양리혜 기자 yang.rihye@joongang.co.kr, 사진=송휘성(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박시준(경기도 태장초 4)·이웅찬(경기도 무원초 4) 학생기자, 도움말=임향희 한국철도공사 팀장
 
 
박시준(오른쪽)·이웅찬 소년중앙 학생기자가 수도권 전철 1호선을 운행했던 코레일 전동차 1000호에 올랐다. 2000년까지 운행했으며 현재는 철도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박시준(오른쪽)·이웅찬 소년중앙 학생기자가 수도권 전철 1호선을 운행했던 코레일 전동차 1000호에 올랐다. 2000년까지 운행했으며 현재는 철도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1930년 파시 기관차 생산을 기념해 5.5m로 축소 제작한 꼬마 증기기관차 파시 1-4288.

1930년 파시 기관차 생산을 기념해 5.5m로 축소 제작한 꼬마 증기기관차 파시 1-4288.

차량 부품과 공구를 제작하는 형틀.

차량 부품과 공구를 제작하는 형틀.

 
임향희 팀장이 학생기자들에게 한국 철도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향희 팀장이 학생기자들에게 한국 철도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 철도의 역사를 알아보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들이 방문한 곳은 경기도 의왕에 위치한 철도박물관입니다. 철도박물관은 일제강점기인 1935년 서울 용산 철도종사원양성소에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이후 철도고등학교를 거쳐 1988년 이곳에 자리를 잡았죠. 학생기자들을 반갑게 맞이한 임향희 철도박물관 서비스팀장은 박물관을 돌아보며 철도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여러분, 여기 보이는 기차가 바로 모갈탱크형 증기기관차예요. 우리나라 최초의 열차죠. 지금의 인천역에서 출발해 영등포역까지 33km를 1시간 30분 만에 이동했어요. 이전까진 같은 거리를 12시간이나 걸어가야 했답니다." 
 
철도는 산업혁명과 함께 영국에서 태동했습니다. 석탄 마차를 연구하던 조지 스티븐슨이 증기기관차를 발명해 철도의 역사가 시작됐죠. 선박과 마차 대신, 대량 운송과 안정된 운행이 가능한 철도가 새로운 교통 시대를 연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1899년 9월 18일, 경인선 개통되며 첫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어찌나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달렸던지 독립신문에서는 당시 모습을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화륜거 구난 쇼리는 우레 같아야 천지가 진동하고 기관거에 굴뚝 연기는 반공에 솟아오르더라."
 
철도박물관에는 가슴 아픈 역사도 담겨 있습니다. 19세기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국가 이권을 내어줄 수밖에 없었던 조선의 역사를 볼 수 있죠. 1882년 조선은 조미통상조약을 맺으며 미국과 수교합니다. 그리고 1896년 미국인 제임스 모스는 조선의 철도 건설 권리 중 경인철도 부설권을 따내죠. 하지만 자금난에 허덕이던 모스는 투자 유치에 실패하고 결국 일본에게 부설권을 넘기게 됩니다. 전시장에서 경인선부설특허조약문을 직접 볼 수 있죠. 임 팀장은 "러시아의 세력 확장을 경계하던 일본은 마음이 급했어요. 일본은 한국을 괴롭혀 경부철도합동조약을 체결합니다. 이후 일본은 경인선을 시작으로 경부선·경의선·호남선과 장항선을 차례대로 개통하죠. 빠르고 안전한 이점을 활용해 자원과 토지, 사람을 약탈해 갔어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아픈 역사를 살펴본 학생기자들은 광복 이후 철도 이야기를 듣기 위해 자리를 옮겼습니다. 임 팀장이 안내한 곳에는 열차 앞부분 모형이 전시되어 있었죠. 열차의 이름은 미카 3-129. 1919년 화물용으로 도입된 증기기관차입니다. 임 팀장은 "이 증기기관차의 이름은 미카도에서 딴 거예요. 일본어로 황제라는 뜻이죠. 이 열차는 6.25 전쟁 당시, 피난민과 물자를 실어 나르며 전국을 달렸어요. 심지어 포로로 잡힌 미군을 구하기 위해 작전에 투입되기도 했죠." 1950년 미카 3-129는 윌리엄 F 딘 소장을 구출하기 위해 30명의 미군을 태우고 적진으로 향했습니다. 작전은 성공합니다. 하지만, 퇴각 도중 인민군의 급습으로 미카를 운전하던 김재현 기관사가 그 자리에서 전사하고 말죠. 철도박물관 역사관에는 김 기관사를 기리는 추모 공간이 마련돼 있어요.
 
 
1983년까지 전국을 누빈 증기기관차 미카 3-161.

1983년까지 전국을 누빈 증기기관차 미카 3-161.

철도박물관 2층 전기신호통신실에서 건널목 차단기 작동 체험을 한 소년중앙 학생기자들.

철도박물관 2층 전기신호통신실에서 건널목 차단기 작동 체험을 한 소년중앙 학생기자들.

 
6.25 전쟁으로 철도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군수물자를 실어 나르는 철도는 전쟁 시 첫 번째 공격 대상이기 때문이죠. 1951년 5월, 철도의 피해 상황을 종합해보니 역 46%, 공장 46%, 청사 55%가 파괴됐습니다. 하지만 휴전 이후 10여 년간 복구에 힘써 전역에 새로운 철도 시설이 들어섭니다. 파괴된 철로를 복구하며 조금씩 늘려 1951년 2800km에서 1958년에는 2948km까지 늘어나죠.
 
 
새마을호 기관차 운전 체험을 하는 박시준(앞)·이웅찬(뒤) 학생기자.

새마을호 기관차 운전 체험을 하는 박시준(앞)·이웅찬(뒤) 학생기자.

 
전쟁 이후 철도는 1962년부터 진행된 경제개발계획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합니다. 지하자원 개발과 대폭 늘어난 화물 운송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철도를 신설하고 기관차도 증기기관차 대신 힘이 센 디젤기관차로 바꾸죠. 임 팀장은 사진으로 정리된 기관차와 객차의 변천사를 가리키며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전쟁 후 남과 북이 갈리면서 북한에 의존하던 지하자원을 남한 각 지역에서 생산해 운송하기 위해 군소철도가 여럿 생겨납니다. 철도는 경제 성장의 견인차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죠."
 
고속도로의 확장으로 잠시 주춤했던 철도는 2004년 고속열차 KTX의 등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합니다. 2층에 놓인 커다란 KTX 모형을 가리키며 임 팀장은 "지금의 KTX는 서울과 부산을 305km로 달려 2시간 40분 만에 연결하죠. 향후 10년 내로 400km로 달려 같은 구간을 1시간 30분 만에 갈 수 있게 시설을 개량할 계획이에요"라고 밝혔죠. 430km까지 달릴 수 있는 고속열차 '해무'도 개발 중이고요. 오는 12월엔 서울에서 강릉까지 1시간 30분 만에 이동할 수 있는 고속 철도가 개통될 예정입니다.
 
 
 
[학생기자 취재 후기]
 
철도박물관에서 다양한 유물로 우리나라 철도의 역사를 알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어. 미카 기관차가 '황제'란 뜻의 이름인 건 처음 알았어. 부산 할머니 댁까지 눈 깜짝할 사이에 데려다주는 KTX가 어떤 역사를 거쳤는지 깨달았지. 엄마·아빠가 타던 열차부터 KTX까지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즐거웠어. (박시준 학생기자)
 
커서 철도 연구원이 되고 싶은 나에겐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어. 철도 기술의 발전사를 보며 미래에 연구원이 돼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는 나의 모습을 꿈꿨지. 전쟁터에서 미군 소장을 구하기 위해 적진을 뚫고 달려간 김재현 기관사의 이야기가 찡했어. 나와 같은 꿈을 꾸는 친구들이라면 꼭 방문해봐. (이웅찬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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