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땅 매입하라" 경북 영덕군 천지원전 지주들 대구지법에 소송

중앙일보 2017.09.10 22:45
천지원전 건설사업이 추진된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 전경. 영덕=김정석기자

천지원전 건설사업이 추진된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 전경. 영덕=김정석기자

경북 영덕군의 천지 원자력발전소 1,2호기 건설 예정지 토지소유주 38명이 한국수력원자력을 상대로 토지 매입 소송을 낸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천지원전 건설 계획이 중단되면서 토지 매입 자체가 이뤄지지 않아서다. 원전 사업 예정지의 땅 매입을 주민들이 직접 요구한 소송으로는 첫 사례다. 소송은 대구지법 제1행정부에 냈다. 첫 재판은 오는 27일 열린다. 
 

천지원전 건설 예정지 지주들 한수원 상대 소송
지주들 "토지 매입한다고 했다가 이제와 말바꿔"
한수원 "토지 매입, 잠시 중단…완전 중단 아냐"

지난 7월 소송(부작위 위법 확인의 소)을 낸 토지 소유주 조혜선(64)씨는 "원전을 짓는다고 했다가 새 정부들어 180도 바뀌었다. 이제 와서 공사를 안한다고 하면 손해는 누가 책임지느냐. 한수원은 5년동안 지주의 기회비용을 침탈해놓고 (약자에게) 손실을 일방적으로 전가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찬(62)영덕군 영덕읍 석리 이장은 "원전을 짓겠다고 수년 동안 주민들 재산권 행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하다가 갑자기 정책을 뒤집으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땅 주인들에게 신규원전 건설 백지화에 대한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 
경북 영덕 천지원전 건설부지. [자료 네이버지도]

경북 영덕 천지원전 건설부지. [자료 네이버지도]

천지원전 1,2호기는 영덕군 영덕읍 석리 일대 319만㎡ 부지에 2027년쯤 완공될 예정이었다. 2012년 9월 원전 예정구역으로 고시됐다. 2015년도 11월엔 보상공고까지 났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지난 5년간 땅을 마음대로 팔지 못하는 등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왔다. 
 
이번 소송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현재 신규 원전 건설계획을 백지화한다는 방침만 정해졌을 뿐 구체적인 실행방법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천지원전 부지에 대한 토지 매입도 실행방법이 정해질때까지 잠시 중단한 것이지 완전히 그만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 경주 본사 신사옥 전경.  [사진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 경주 본사 신사옥 전경. [사진 한국수력원자력]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선언한 뒤 원전 건설 지역주민들이 법원에 소송을 낸 것은 천지원전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7월 19일 신고리 5, 6호기 건설지역인 울산 울주군 서생면 주민들은 한수원 노조, 국내 원자력학계 교수 등과 함께 지신고리 5, 6호기 건설 일시중단을 결정한 한수원 이사회에 대해 '효력 정지 가처분 및 무효 확인 소송’을 대구지법 경주지원에 제기했다. 이후 지난달 1일엔 서울중앙지법에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활동을 중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했다. 이후엔 공론화위 설치를 규정한 국무총리 훈령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도 서울행정법원에 별도로 제기했다. 이 중 공론화위 활동 중지 가처분 신청은 지난 6일 법원이 각하했다. 나머지 소송은 재판이 진행중이다.
 
영덕=김윤호·백경서 기자, 이승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