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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웅 다음 창업자 "김상조 위원장 오만하다"... 네이버 둘러싼 이 VS 김 설전 2라운드

중앙일보 2017.09.10 19:58
이재웅 다음 창업자 [중앙포토]

이재웅 다음 창업자 [중앙포토]

‘김상조 위원장이 지금까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고, 앞으로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 것도 없이 맨몸으로 정부 도움 하나도 없이 한국과 일본 최고의 인터넷 기업을 일으킨 기업가를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오만이라고 평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이재웅(49) 창업자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9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다. 이 창업자는 “할 말이 많지만 딱 한마디만 하겠다”“동료 기업가로서 화가 난다”고도 표현했다.

김 위원장 "이해진은 미래 비전 제시 못해" 인터뷰에
"한·일 최고 인터넷 기업가에 오만한 평가" 직격탄

이해진 전 의장과 86학번 벤처1세대로 각별한 사이
준 대기업집단 지정 전에도 "과잉 규제 말아야" 지원

본지 통화서 "공정위 규제와 무관... 확대 해석 말라"
김상조 위원장 "부적절했다는 지적 명심, 자중할 것"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중앙포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중앙포토]

 
발단은 김 위원장이 한 일간지와 최근 한 인터뷰였다. 인터뷰 중 김 위원장은 이해진(50)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와 비교하며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깎아내렸다. 그는 인터뷰에서 “잡스는 독재자 스타일의 최고경영자(CEO)였지만 미래를 봤고, 그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그를 미워했지만 존경했다. 네이버 정도의 기업은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하지만 이 GIO는 그런 일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이 GIO를 거론한 것은 최근 공정위가 네이버를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하면서 그를 ‘총수(동일인)’로 지정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GIO는 네이버의 ‘준 대기업집단’ 지정을 앞두고 “네이버를 총수 없는 대기업으로 지정해달라”며 공정위를 직접 방문해 요청하기도 했다.
 
이해진 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중앙포토]

이해진 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중앙포토]

 
이재웅 창업자가 김 위원장의 언급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이 사건의 연장 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 네이버의 기업집단 지정을 앞두고 이 창업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네이버 같이 지배구조가 투명한 기업은 정부가 과잉 규제해선 안된다”는 내용으로 이해진 GIO를 지원 사격했다. 당시 그는 “네이버는 창업자가 최고경영자(CEO)나 회장, 이사회 의장이 아니고 지분도 4%가 조금 넘는 3대 주주에 불과하다. 이사회에 내부 이사는 2명 밖에 없어 이해진 이사가 마음대로 결정하기도 힘든 구조”라며 “네이버 같이 투명한 회사를 만들면 정부가 과감히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해서 관리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그것이 앞으로 다른 벤처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을 지속적인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끌어낼 좋은 메시지일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각각 연세대 컴퓨터공학과(이재웅)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이해진) 86학번인 두 사람은 한국 벤처 1세대 창업가로 두터운 친분을 쌓아왔다. 다음이 한때 네이버의 검색 엔진을 쓸 정도로 사업적 교류가 활발했을 뿐 아니라,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정주 NXC 대표 등과 함께 자선 기금을 조성하는 등 뜻을 함께 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앙일보와 전화 통화에서 이재웅 창업자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공직자가 기업인에 대해 공개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지인들하고만 공유할 생각으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라며 “최근의 공정위 결정과는 전혀 무관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애초 김 위원장에 대해 ‘오만하다’고 했던 표현을 '김상조 위원장의 표현도 부적절했지만 (오만하다는) 내 표현도 부적절했다'고 수정하기도 했다.
 
김상조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선 주말 사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비판이 확산했다. 신상목 전 외교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은 민간을 훈계하고 가르치는 것이 임무가 아니다”라며 “교수일 때는 모르지만 공정위원장이 된 이상 이런 말 한마디에 네이버 주가가 출렁거린다. 다른 나라라면 소송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이재웅 창업자의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명심하고 자중하겠다”고 말했다. 
 
임미진·이창균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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