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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북핵 문제 이란 핵협상 방식으로 풀자"

중앙일보 2017.09.10 17:12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 중단을 위한 외교적 조치에 간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 북핵 문제 해결의 모델로 지난해 시행된 이란의 핵 협상을 제시했다. 10일(현지시간) 발행된 독일의 일요신문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존탁스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다.  
지난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중앙포토]

지난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중앙포토]

메르켈 총리는 인터뷰에서 “(이란 핵 협상은) 오래 걸렸지만, 외교적으로 중요한 순간”이었다며 “지난해 시행된 협상의 결과는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란 방식이 북한과의 갈등을 종식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유럽, 특히 독일은 여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독일 신문 인터뷰서 외교적 해법 강조
"이란 핵협상 오래 걸렸지만 좋은 결과
북핵 문제 해결 유일한 방법은 외교"

독일은 2013년부터 진행된 이란 핵 협상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미국·중국·러시아·프랑스·영국)과 함께 참여했다. 
 
이란 핵을 둘러싼 서방과 이란의 갈등은 2002년 이란의 반정부 단체가 기자회견을 통해 이란 정부가 핵무기 개발 등 군사적 목적으로 우라늄 농축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문제 해결을 위해 서방과 이란이 협상을 진행했지만, 2005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사태는 악화됐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핵 개발은 침해받을 수 없는 이란 고유의 권리”라고 천명한 것이다. 유엔 안보리는 여러 차례 이란 제재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2013년 온건파인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당선된 뒤에야 해빙 무드가 조성됐고, 그해 주요 6개국과 이란 간의 첫 협상이 열렸다. 이후 최종 협상에서 양측은 이란의 핵시설을 사찰하고, 핵 개발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대신 이란에 가해졌던 각종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의 합의를 했다.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까지 이란 핵 위기의 전개 양상은 북핵 위기와 닮은 데가 있다. 이란 역시 핵 개발 권리를 주장했고, 유엔 안보리의 수 차례 제재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 3일 북한 노동신문은 1면에 수소탄 개발에 성공했다는 기사를 싣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사진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수소탄 탄두 모형을 살펴보는 모습. [중앙포토]

지난 3일 북한 노동신문은 1면에 수소탄 개발에 성공했다는 기사를 싣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사진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수소탄 탄두 모형을 살펴보는 모습. [중앙포토]

메르켈 총리는 “북한 핵 프로그램을 다루는 유일한 방법은 외교적 해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군사 경쟁이 시작되는 건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은 제재를 완벽하게 시행하면서 외교적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 뭉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2일 주례 팟캐스트 방송에서도 “북한 핵 문제는 외교적 해법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력히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주 메르켈 총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전화로 북핵 문제를 논의했다. 신문은 11일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통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영국 텔레그래프는 9일 “이란이 북한의 급진전한 핵 개발에 비밀리에 도움을 줬는지 영국 정부가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영국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 “북한 과학자들만으로 기술적 발전을 이뤘다고 믿을 수 없다”며 “이란은 북한에 모종의 도움을 줬다고 가장 의심되는 국가”라고 전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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