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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트위터'에 휘청거리는 靑…"전략자산 요청에도 답변은 '돈'"

중앙일보 2017.09.10 16:17
3만5700여개의 글을 3794만명이 실시간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 1월 20일 취임 이후에도 1500건에 달하는 글이 올라왔다. 하루 평균 6건이다.
지난 6월 30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만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6월 30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만나고 있다.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의 성적표다. 지지층과의 직접 소통이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하지만 그의 말 한마디에 관계국들의 여론은 들끓기도 하고, 정부 정책이 혼선에 빠지기도 한다. 최강국 미국 대통령의 직접 언급이라는 무게감 때문이다.

靑, 안보 관련 트럼프 '돌발' 트위터에 불편한 기색
측근 김경수 "굴욕 감내하고 가랑이 긴다"는 글 링크
외교가 "실제 안보 상황보다 미국내 정치를 더 중시"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북핵과 통상 등 국가 안보에 직결되는 문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즉각적 반응이 나올 때마다 ‘한미 공조 균열’ 등 부정적 해석이 뒤따랐다.
[트럼프 트위터 캡처]

[트럼프 트위터 캡처]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한국은 내가 말했듯 유화정책이 효과가 없음을 발견하고 있다. 북한은 하나(도발)밖에 모른다”고 쓴 게 대표적이다. 청와대는 당일인 4일 밤 10시49분 “한미 양국은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 대응하여 국제사회와 함께 최대한의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가한다는 일치되고 확고한 입장을 견지 중”이라는 반박 성명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에 대한 이례적 대응이다. 미국 내 여론도 냉소적이어서 같은 날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바보같은 사람(kind of nuts)’으로 여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중국보다 홀대한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 10일 “트럼프 대통령의 한반도에 대한 메시지는 안보 위기에 빠진 한국에 대한 ‘협상력’을 최대한으로 높이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있다”며 “미국이 동맹의 핵심이라는 사실에 변함이 없지만 국민의 안위와 직결되는 문제에까지 자국의 정치 상황만을 내세운 오락가락한 메시지를 내면서 일관된 대북 전략을 수립하는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도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월간지 기자의 글을 링크한 뒤 “문 대통령이라고 100% 다 잘할 수는 없다”며 “(문 대통령이) ‘왜 저런 행보를 할까’ 한 번만 더 생각해 봐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김 의원이 인용한 글에는 “문 대통령은 굴욕을 감내하면서 사실상의 핵보유국인 북한과 맞서 최소한 함부로 취급받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억지력을 확보하기 위해 그 생명줄을 쥐고 있는 미국의 가랑이 밑을 기고 있는 것이다. 기는 것뿐 아니라 미국이 짖으라고 하는 대로 짖어 주고 있는 것”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대응해 7월5일 오전 동해안에서 열린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타격훈련에서 한국군 탄도미사일 현무-2A(왼쪽)와 주한미군 에이태킴스(ATACMS)가 동시 발사되고 있다. [중앙포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대응해 7월5일 오전 동해안에서 열린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타격훈련에서 한국군 탄도미사일 현무-2A(왼쪽)와 주한미군 에이태킴스(ATACMS)가 동시 발사되고 있다. [중앙포토]

문 대통령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데 비해 미국의 한국 배려가 부족하다는 게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여권의 시각이다. 7월 4일과 29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대응도 그 사례라고 한다. 문 대통령이 두 차례 모두 “연합 대응태세를 북한에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한·미 연합 무력시위를 지시했다. 하지만 “미국이 각각 2발의 ‘에이태킴스(ATACMS)’ 지대지미사일 발사만을 허가했는데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에서였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문 대통령이 직접 “미국의 전략 자산 전개”를 요청했지만 이때도 미국에서는 “항공모함이나 핵잠수함 전개에는 막대한 비용과 인력이 투입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언급도 논란거리다. 이 무렵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폐기를 논의하겠다”며 우리 정부를 더욱 압박했다. 그런 뒤 북한의 핵실험 직후인 지난 4일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는 말을 꺼냈다. 그러나 정작 트럼프 대통령이 꺼내든 FTA 폐기 주장은 오히려 미국 내 여론에 막혀 사실상 ‘없던 일’이 됐다.
지난 7일 경북 성구골프장에 추가로 들어온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발사대가 빠르게 위치를 잡아가고 있다. 8일 오후 기존에 있던 발사대 1기가 왼쪽으로 옮겨 자리를 잡았다. 왼쪽에서 미군 관계자들이 새 위치의 발사대를 살펴보고 있다. 오른쪽에 추가로 반입된 발사대 2기가 대기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지난 7일 경북 성구골프장에 추가로 들어온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발사대가 빠르게 위치를 잡아가고 있다. 8일 오후 기존에 있던 발사대 1기가 왼쪽으로 옮겨 자리를 잡았다. 왼쪽에서 미군 관계자들이 새 위치의 발사대를 살펴보고 있다. 오른쪽에 추가로 반입된 발사대 2기가 대기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외교가의 한 소식통은 “러시아 스캔들부터 각종 국정 실책까지 트럼프의 국내정치적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외교와 무역 등에서 정치적으로 강한 리더십을 보이려는 성향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며 “트럼프는 실제 안보 상황보다 자신의 지지층에 대한 ‘스트롱맨’ 이미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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