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학교폭력 '방관자' 3가지 유형있다…특징 분석 통한 예방책 필요"

중앙일보 2017.09.10 09:03
[중앙포토]

[중앙포토]

 
전 국민이 패닉상태다.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에 이어 강릉, 아산, 서울까지. 하루가 멀다고 전국 각지에서 학생폭력 사건 소식이 보도되고 있다. 폭력의 강도와 잔혹함은 참혹한 수준이다. 정말, 어린 학생들이 이런 발상을 하고, 처참한 피해자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가능한가 싶을 정도다.
 
이런 가운데 한 대학 연구팀이 학교폭력 현장의 방관자를 3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는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폭행 현장에서 방관자의 역할이 사태 해결에 중요한 만큼 이들의 유형별 행동 개선에 초점을 맞춰 폭력 예방을 설계한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10일 성신여대 간호학과 김동희 교수팀이 서울의 한 중학교 1~3학년 4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폭력 현장에서의 방관자는 '괴롭힘에 가담하는 학생', '아웃사이더', '피해자를 옹호하는 학생' 3그룹으로 분류됐다.
 
이들 그룹은 각각 상이한 특징을 보였다.  
 
우선 방관자로 있다가 폭력에 가담하는 학생의 경우 남학생일수록, 하급생일수록, 학업성취도가 낮을수록 상관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남학생의 경우 공격적인 행동이 곧 남성적이라고 믿는 경향이 크고, 괴롭힘 관련 농담이나 게임 등에 내성이 있어 괴롭힘 자체에 대한 판단력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 어린 학생일수록 괴롭힘의 상황을 의식하지 못하고, '괴롭힘의 힘' 그 자체에 쉽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관찰됐다.
 
학업성취도가 낮은 학생도 대개 학교 환경에 적응하는 데 힘든 시간을 겪는 상황에서 괴롭힘을 친구들 사이의 힘으로 받아들여 폭력에 가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이밖에도 공감능력이 낮을수록, 선생님과 관계가 안 좋을수록, 괴롭힘에 대한 걱정이 많을수록 폭력에 가담할 확률이 높았다.
 
아웃사이더로 분류된 학생은 폭력 상황 그 자체를 회피, 무시, 부인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폭력에 가담한 학생들처럼 낮은 공감능력, 교사와의 좋지않은 관계, 괴롭힘에 대한 부적절한 태도, 괴롭힘에 대한 걱정 등은 비슷한 특징을 보였다.
 
반면, 피해자를 옹호하는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자존심, 높은 공감능력, 뛰어난 사회문제해결능력, 선생님과의 좋은 관계, 괴롭힘에 대한 낮은 부정적 인식, 괴롭힘당하는 것에 대한 적은 걱정 등이 특징으로 꼽혔다.
 
연구팀은 이 같은 방관자 유형을 가르는 가장 큰 요인으로 공감능력, 교사와의 관계, 괴롭힘에 대한 태도(생각), 괴롭힘에 대한 걱정 4가지를 꼽았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번 연구결과가 특정 유형의 방관자 행동이 괴롭힘과 상당히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만큼 방관자의 역할과 경향을 고려한 괴롭힘 예방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