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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나이만 따져서는 고객의 본심 읽지 못한다

중앙선데이 2017.09.10 02:22 548호 20면 지면보기
[SUNDAY MBA] 수익 늘려주는 데이터 분석
현대카드 디지털전략본부가 자리 잡은 서울 역삼동 ‘스튜디오 블랙’에는 약 100여 개의 스타트업이 입주해 아이디어나 디지털 전략을 서로 공유한다. [사진 현대카드]

현대카드 디지털전략본부가 자리 잡은 서울 역삼동 ‘스튜디오 블랙’에는 약 100여 개의 스타트업이 입주해 아이디어나 디지털 전략을 서로 공유한다. [사진 현대카드]

“인구통계학적인 분석과 대응은 이제 맞지 않습니다.”
 

감에만 의존하는 영업 방식 탈피
소비자의 실제 행동 분석한 다음
건강한 매출 일굴 전략 마련해야
실행은 바텀-업 방식이 효과적

명확한 브랜드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잘 알려진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의 말이다. 과거에는 대학에서 성공의 비결이 될 수 있는 고객 자료 분석 과정을 일일이 설명했다. 그런데 이제는 나이·성별·소득 등을 분석한 결과는 현실과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의 성향을 그렇게 단순하게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란다. 지금 현대카드는 디지털 기업으로의 변신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몇 해 전부터 머신러닝을 비롯해 인공지능(AI)을 공부해 팀장급 이상의 리더는 모두 새로운 방식으로 데이터 분석 기초 역량을 갖추고 이를 바탕으로 대안을 도출한다. 현재 AI 분야 직원이 200명이고 내년에는 네이버 수준인 500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물론 숫자가 중요하지는 않다. 현대카드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제대로 된 사실에 근거해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까지 이를 적용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이렇게까지 하기는 쉽지 않다. 각 기업의 상황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반기 성과를 위해 박차를 가할 때인 지금, 매출만 올린다고 성과가 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어떻게 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계획을 세운 뒤, 할 수 있는 기본은 당장 실행해 보자.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지금은 휴대전화 없이는 살 수 없는 ‘포노 사피엔스’ 시대다. 한국 정보통신협회의 조사에 의하면 56%가 스마트폰 없이는 단 하루를 넘기지 못하는 금단현상 ‘노모포비아’를 겪고 있다. 현실은 이와 같은 디지털기술로 인해 모든 것이 손쉽게 표현되고, 선택되고 있다. 관심만 가지면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수집해 이에 근거한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예전 방식이 아니라 소비자의 실제 행동과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해 이에 따라 마케팅 전략도 짜고, 자원도 배분하고, 매출도 관리해야 한다. 우리에게 의미가 있거나 수익을 주는 건강한 매출을 늘려야 한다.
 
고객별로 이익률 편차 크지 않은지 점검
매출이 건강하다는 것은 바로 수익성이 보장되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수익성만 보장되면 끝일까? ‘마케팅 로직’을 통해 매출과 관련된 모든 활동에 기반해 전략을 수립하고 관리하자. 마케팅 로직은 시장에 대한 과학적 관찰을 통해 수립한 경쟁 방식이다. 자사의 제품 및 서비스를 어떤 고객에게, 어떻게 판매하고, 어떻게 경쟁사와 차별화하고, 궁극적으로 어떻게 이익을 올릴까에 대한 견해, 사고 방식, 행동 방식을 말한다.
 
그럼 제대로 된 마케팅 로직을 갖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눈앞에 보이는 거래액인 매출 달성에 급급해 ‘고객사별 거래액 대비 이익률’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매출로 기업의 규모를 가늠하는 일반적인 경향 때문에 수익은 고려하지 않고 매출 규모를 늘리는 데 많은 기업들이 에너지를 쏟아 왔다. 고객당 이익률 편차가 크거나 다수가 손익분기 아래에 있다면 문제가 있다. 마찬가지로 ‘고객사별 매출액 대비 고객할인율’도 비교해 볼 수 있다. 가격 편차가 크거나, 거래액이 작은 고객에게 오히려 더 큰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든지, 할인의 기준이 애매하면 역시 왜 그런지 파악해야 한다.
 
‘매출 잠재력 대비 방문빈도’도 확인해 보자. 작은 매출에 영업사원의 방문 빈도가 몰려 있고 큰 고객을 소홀히 하고 있는 이유를 파악해야 한다. ‘영업사원의 근무연수 대비 실적’ 자료를 분석, 경력이 많은데 실력이 높지 않다던가 같은 경력을 가진 사람들의 편차가 있다면 역시 조치를 해야 한다. ‘담당 고객의 매출액 대비 방문 빈도’, ‘고객 거래액 대비 판촉비’도 분석해 보자.
 
만약 이런 상관관계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상황 즉, 마케팅 로직이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것은 전략 없이 전쟁에 임하는 군인과 같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 좁은 시장, 감에만 의존, 고객은 왕이라는 맹목적 믿음, 지나친 관계의존 등 때문이다. 제품·고객에 사로잡혀 바깥에서 펼쳐지는 시장에는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이제부터는 과학적 관찰과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야 한다.
 
데이터 분석은 어디에 사업 기회가 있고, 진짜 소중한 고객은 누구인지 알게 해 준다.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줄지 파악이 가능하므로 매출 극대화를 달성할 수 있다. 대신 늘 하던 방식이 아니라 ‘숨은 동기를 밝혀내는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다. 오늘날 모바일로 게임을 하는 사용자 중 18~34세 사이 남성은 전체의 31%에 그쳤다. 전체 유아용품 판매의 40%는 아이가 없는 가정에서 구매한 것이었으며 지난 6개월간 스킨 앤 바디 케어 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 소비자 집단은 다름아닌 남성이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한 숨은 동기를 모르고 성별·나이 등 전통적 기준으로 모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출 전략을 실행하면 안 된다.
 
기업이 집중해야 하는 것은 ‘왜 하필 그 사람이, 왜 하필 그 브랜드에서 구매했는가’이다. 이를 활용해서 어떤 고객에게 집중할지 선택하고 그에 따라 고가 혹은 저가 전략을 실행할 수 있다. 또 부가서비스를 더 줄 것인지, 직판영업이 효과적일지 혹은 채널 영업이 나을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익성이 보장되는 매출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장에서 생생한 정보를 수집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또한 정보를 바탕으로 가설을 설정하고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중요한 것은 고객의 합리적 행동이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객관적으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영업사원 시간 사용 효율성도 확인 필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을 마쳤으면 그 결과를 바탕으로 매출 전략을 수립한다. 고객·상품·영업·영업비용 분야에 분석한 데이터와 마케팅 로직을 적용해 본다. 어떤 고객에게 무엇을, 어떻게 판매해 수익을 창출할 것인지 전략을 세운다. 특히 이익률과 매출액의 높고 낮음을 고객·상품·영업의 관점에서 분석해 본다.
 
매출액과 이익률이 모두 낮은 고객의 경우 포기하거나 신규개발 전략을 적용한다. 상품은 단종 후 신상품 전략 실행, 영업 관점에서는 영업사원의 재배치나 교육을 강화한다. 이익률은 높고 매출이 낮은 경우는 고객 관점에서는 확대 전략을, 상품의 경우는 프로모션 전략, 영업은 지원과 인센티브를 강화한다. 이익률이 낮은데 매출액이 높은 경우는 고객은 어떻게 이익을 늘릴지, 상품은 가격과 채널 전략을 강화하고, 영업의 경우는 다시 교육과 인센티브를 강화한다. 모두 다 높은 고객의 경우는 당연히 어떻게 지속적으로 유지할지에 대해 매출 전략을 수립한다. 상품의 경우는 지속적으로 상품의 퀄리티를 유지해서 어떻게 확산할지 고민해 본다. 영업은 지속적으로 매출이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는 전략을 실행한다.
 
영업 비용은 통상 채권이나 미수금의 회수 수준, 재고 자산이 얼마나 빠르게 회전되는지, 마지막으로 영업 사원의 시간 사용 비율의 확인 등이 포함된다. 영업사원의 시간은 첫째, 일·월·주 단위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업무가 무엇인지, 둘째, 시간 사용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졌는지, 셋째, 시간이 가장 비효율적으로 사용된 업무는 어떤 것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파악하고 관리한다.
 
더불어 횡적인 관리도 해야 한다. 잠재고객 개발부터 거래의 마무리에 이르기까지의 영업 파이프 라인을 분석해 보자. 먼저 잠재고객 개발, 구매 담당자 및 의사결정자와 접촉, 구매 결정, 거래를 마무리하는 단계로 구분한다. 그리고 각 단계의 성공 가능성 수치를 부여한 후 어떻게 이 수치를 늘릴 것인지에 대해 논의해 보자. 각 단계별로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영업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환경이 바뀌었다. 예전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는 시장을 제대로 관찰하고, 실제 데이터를 근거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있는가? 실제 매출이 발생하는 일련의 행위들을 데이터화 해서 제대로 인지하자. 전사의 매출 전략은 회사의 방향을 설정하는 만큼 위에서 아래로(Top-down) 방식으로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실행 단계의 계획은 아래서 위로(Bottom-up) 방식을 통해 모든 직원이 자신의 역할과 달성 목표를 공감하고 실행하도록 하자. 그리고 지속적으로 실행 계획을 점검하고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방안을 마련하자. 매출 관련의 모든 활동이 효율성·효과성·균형성을 갖게 하는 매출 드라이브 방식으로 분기를 마감하고 내년을 준비하기 바란다.
 
 
배보경
IGM세계경영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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