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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과 한지와 향불의 三合

중앙선데이 2017.09.10 02:00 548호 20면 지면보기
GALLARY
‘페이징(Phasing)’(2017), 한지에 혼합재료, 205 x 145 cm

‘페이징(Phasing)’(2017), 한지에 혼합재료, 205 x 145 cm

‘오더 임펄스(Order-Impulse)’(2017), 한지에 혼합재료, 48 x 48 cm

‘오더 임펄스(Order-Impulse)’(2017), 한지에 혼합재료, 48 x 48 cm

‘패털(Petal)’(2017), 한지에 혼합재료, 25.5 x 27 cm

‘패털(Petal)’(2017), 한지에 혼합재료, 25.5 x 27 cm

‘패털(Petal)’(2017), 한지에 혼합재료, 28.5 x 27 cm

‘패털(Petal)’(2017), 한지에 혼합재료, 28.5 x 27 cm

김민정-종이, 먹, 그을음: 그 후

9월 1일~10월 8일 현대화랑
문의 02-2287-3591

 
두께 1mm 정도의 가느다란 향으로 한지를 태워 동그랗게 만든다. 그리고 맑은 풀물에 살짝 헹군 뒤 손바닥으로 정성껏 눌러 붙인다. 유럽과 미국을 무대로 활약하는 작가 김민정(55)의 작품들은 이 같은 정성과 노동이 수없이 반복되는 집적의 산물이다. 그가 신작 ‘페이징(Phasing)’을 새로 선보였다. “이 작업으로 나는 비로소 작가가 됐다”고 말하는 시리즈다. ‘페이징’은 이동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소리를 뜻하는 음악 용어로, 사운드 아티스트로 일하는 영국인 친구의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었다. 한지 위에 먹물을 즉흥적으로 뿌린 뒤 그 위에 새 한지를 덧대고 먹이 만들어낸 문양을 연필로 그린다. 이를 향으로 태워 구멍을 낸 뒤 처음 한지 위에 약간 비스듬하게 대면 먹과 종이와 그림자라는 세 단계 그림이 만들어진다. 충동적이고 빠른 행위와 명상적이고 느린 행위가 시간과 공간의 엇박자로 만들어내는, 숨막히는 열락(悅樂)의 순간이다.  

 
 
글 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r  
 
사진 현대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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