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눈
지난 8일까지 이 영화의 누적 수입은 56억 위안(약 9772억원)에 달했으며 약 1억5000만 명의 관객을 유치했다. 전 세계 박스오피스 수입 역대 100위 안에 진입한 유일한 중국영화다.
문화소비가 다소 소극적인 중국 관람객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인 마법은 무엇이었을까. 천시(天時)·지리(地利)·인화(人和) 3가지 요소가 딱 맞아떨어진 덕분이라 생각한다. 여름방학과 건군절(8월 1일) 90주년이 겹친 데다 중화문화 매력 전파라는 중국 정부의 국정 방향 그리고 중국인을 하나로 일치단결시킨 힘이 크게 작용했다.
이 영화의 인기가 뜨거워지면서 ‘정신적 주주(精神股東)’라는 개념도 네티즌 사이에 등장했다. ‘전랑2’ 상영 후 팬들은 시시각각 영화의 박스오피스를 체크하고 마치 본인이 이 영화에 투자해서 주주가 된 것처럼 흥행수입에 민감해 한다.
이렇게까지 사람들이 이 영화에 열광할 수 있게 한 것은 ‘애국마케팅’의 힘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중국 관람객들의 감정적 수요를 충족시켰다는 점이 더욱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우징(吳京) 감독은 “중국 관객들이 수퍼 히어로에 대한 갈구를 너무 오래 참아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해외에선 “지나친 민족주의적 작품”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영화포스터에 적힌 ‘중국인을 해치는 자는 아무리 멀리 있어도 반드시 처형한다(犯我中華者,雖遠必誅)’는 문구는 아무래도 외국인들에게는 위협적으로 들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전랑2’의 성공은 천시·지리·인화로 인해 이루어졌지만, 이 인화는 아직 중국인 사이에서의 인화에만 머물러 있다. 글로벌적인 인화를 달성하려면 결국 이해와 소통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스토리텔링을 해야 한다. ‘전랑3’는 중국인의 입맛 만이 아니라 세계인의 입맛까지 잡을 수 있는 영화가 되기를 희망한다.

김종학프로덕션 P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