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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랑 3’ 글로벌 人和 담길

중앙선데이 2017.09.10 01:00 548호 31면 지면보기
외국인의 눈
지난 여름 중국에서는 영화 ‘전랑(戰狼)2’가 뜨거웠다. 중국의 전직 특수군인이 아프리카 내전 국가에 뛰어들어 난민과 중국 교포들을 구해 함께 탈출하는 내용을 그린 영화다. 해외에서 중국판 ‘태양의 후예’, 중국판 ‘람보’, 중국판 ‘분노의 질주’라 불릴 정도로, 이 영화는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8일까지 이 영화의 누적 수입은 56억 위안(약 9772억원)에 달했으며 약 1억5000만 명의 관객을 유치했다. 전 세계 박스오피스 수입 역대 100위 안에 진입한 유일한 중국영화다.
 
문화소비가 다소 소극적인 중국 관람객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인 마법은 무엇이었을까. 천시(天時)·지리(地利)·인화(人和) 3가지 요소가 딱 맞아떨어진 덕분이라 생각한다. 여름방학과 건군절(8월 1일) 90주년이 겹친 데다 중화문화 매력 전파라는 중국 정부의 국정 방향 그리고 중국인을 하나로 일치단결시킨 힘이 크게 작용했다.
 
이 영화의 인기가 뜨거워지면서 ‘정신적 주주(精神股東)’라는 개념도 네티즌 사이에 등장했다. ‘전랑2’ 상영 후 팬들은 시시각각 영화의 박스오피스를 체크하고 마치 본인이 이 영화에 투자해서 주주가 된 것처럼 흥행수입에 민감해 한다.
 
이렇게까지 사람들이 이 영화에 열광할 수 있게 한 것은 ‘애국마케팅’의 힘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중국 관람객들의 감정적 수요를 충족시켰다는 점이 더욱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우징(吳京) 감독은  “중국 관객들이 수퍼 히어로에 대한 갈구를 너무 오래 참아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해외에선 “지나친 민족주의적 작품”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영화포스터에 적힌 ‘중국인을 해치는 자는 아무리 멀리 있어도 반드시 처형한다(犯我中華者,雖遠必誅)’는 문구는 아무래도 외국인들에게는 위협적으로 들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전랑2’의 성공은 천시·지리·인화로 인해 이루어졌지만, 이 인화는 아직 중국인 사이에서의 인화에만 머물러 있다. 글로벌적인 인화를 달성하려면 결국 이해와 소통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스토리텔링을 해야 한다. ‘전랑3’는 중국인의 입맛 만이 아니라 세계인의 입맛까지 잡을 수 있는 영화가 되기를 희망한다.
 
 
왕웨이
김종학프로덕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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