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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미사일 완성 후 北, 대미 협상 나설 듯

중앙선데이 2017.09.10 01:00 548호 1면 지면보기
[긴급진단] 북한 6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 안보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북한은 정권 수립일인 지난해 9월 9일 5차 핵실험을 한 것과는 달리 올해는 추가 도발을 감행하지 않았지만 군사적 긴장감은 여전히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북한은 핵실험 이후 또다시 상대국을 향한 거친 ‘말폭탄’을 연일 터뜨리고 있다.

외교안보 전문가 5인의 전망
美 원유 차단 vs 北 ICBM 발사
추가 제재와 도발 당분간 지속
향후 협상 국면 미리 대비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셰이크 사바 알아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과의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군사 옵션을 사용하지 않길 바라지만 만약 사용하게 된다면 그날은 북한에 아주 슬픈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루 전날인 지난 6일 박봉주 북한 내각 총리는 평양에서 열린 6차 핵실험 자축 군중집회에서 “미국은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전환할 용단을 내려야 할 것이며 조선반도 문제에서 손을 떼는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일촉즉발의 대치 국면에서 한반도 정세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중앙SUNDAY는 9일 외교안보 전문가 다섯 명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향후 한반도 안보 상황을 전망해 봤다. 이들은 우선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사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또 앞으로의 북핵 사태 전개 과정에 대해서는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차원의 추가 제재→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거리 발사 등 북한의 추가 도발→국제사회의 압박 강화→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사실상 완료 후 협상 국면으로의 전환 시도 등의 흐름을 예상했다.
 
북한 6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추가 제재와 관련, 전문가들은 최대 쟁점인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이 일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위성락(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서울대 객원교수는 “이번 결의에도 대북 원유 공급 억제 방안이 포함될 수 있겠지만 그 강도는 미지수”라며 “전면 중단은 어려울 것이며 양을 줄이거나 시한부로 공급을 축소하는 부분적 제재는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박인휘 이화여대(국제학부) 교수는 “원유 공급 중단이 실효성은 크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지난 6일 한·러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발표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원유 공급 중단 요청에 대해 “러시아는 북한에 1년에 4만t 정도의 미미한 석유를 수출하고 있다”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추가 제재의 효과에 대해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적잖았다. 이희옥 성균중국연구소장은 “중국은 비공식적으로 물량을 조절하는 등 중국만의 방식으로 유엔 제재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북·중 관계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미국에도 ‘보여주기식 외교’를 해야 할 필요성을 동시에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6차 핵실험 직후 국내에서 부쩍 목소리가 커진 전술핵 재배치 등 한국의 핵무장 시도와 관련, 위 교수는 “한반도 비핵화 명분이 퇴색되고 중국·러시아의 강력한 반발도 예상되는 만큼 미국도 부정적으로 보고 대신 ‘확장 억제(extended deterrence)’를 강화하는 쪽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교수도 “전술핵 재배치는 우리 국민을 안심시키는 효과는 있지만 보다 현실적인 대안은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 억제에 대한 신뢰를 제도적 차원에서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국민 10명 중 6명은 한국의 핵무기 보유 주장에 찬성 입장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성인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술핵 재배치 등 핵무기 보유 주장에 찬성은 60%, 반대는 35%였다.
 
이와 관련, NBC뉴스는 8일(현지시간) 미국이 향후 대북 옵션 중 하나로 한국 내 전술핵 재배치와 한국·일본의 핵무장 용인 카드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NBC는 또 중국이 원유 수출 차단 등 대북 압박을 강화하지 않으면 한·일의 독자적인 핵 프로그램 추구를 막지 않겠다는 뜻을 미국이 중국 측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향후 북한이 사실상 핵·미사일 개발 완료를 주장하면서 협상 국면으로의 전환을 시도할 경우 한·미·일 3국이 미리 대비책을 강구하는 등 보다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이번이 비핵화를 실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며 “협상은 북한이 비핵화를 결심했을 때 의미가 있는 만큼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을 최대한 압박하는 한편 대화의 여건이 무르익을 때까지는 협상을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차세현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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