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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50~100㎞서 폭발 EMP 대비할 중첩 방어망 필요

중앙선데이 2017.09.10 00:02 548호 3면 지면보기
사드 배치 이후 미사일 방어 체계
지난 7일 경북 성주군 사드 기지에 사드 발사대가 추가 배치돼 있다. 지난 4월 배치된 발사대 2기와 함께 5개월 만에 발사대 6기로 구성된 1개 포대가 완성됐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7일 경북 성주군 사드 기지에 사드 발사대가 추가 배치돼 있다. 지난 4월 배치된 발사대 2기와 함께 5개월 만에 발사대 6기로 구성된 1개 포대가 완성됐다. 사진공동취재단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임시 배치가 지난 6일 완료되면서 사드와 관련한 논란이 일단 마무리됐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경북 성주군 소성리 골프장에 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로 배치했다. 이를 위해 경찰 8000여 명이 동원돼 주민들의 사드 발사대 진입 방해를 차단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과 경찰 일부가 부상을 입기도 했다. 과거 평택 미군기지 조성 때나 제주 해군기지 건설 상황과 비슷한 광경이 벌어졌다.

제조사 평가 사드 요격률 80~85%
48발 장착, 탄도미사일 24발 요격
독사 외에 스커드·무수단 등 격발
고도 높은 곳서 핵탄두 터지면 문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일 하루 종일 고민한 끝에 저녁 늦은 시간에 사드를 배치해야 하는 이유와 성주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사드 임시 배치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갈수록 고도화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그에 대한 방어 능력을 최대한 높여 나가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상을 당하거나 정신적인 상처를 입은 분들의 조속한 쾌유를 빌며 적절한 위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사드 전자파 영향, 휴대전화보다 미미
사드를 둘러싼 논란은 한국 배치론이 나오기 시작한 2015년 처음 불거졌다. 이후 2년여의 복잡한 과정을 끌다가 드디어 배치가 종료됐다. 성주에 배치된 사드 체계는 1개 포대 규모로 발사대 6기와 교전용(종말) 레이더 1대로 구성됐다.
 
주한미군은 지난 3월 초 사드 체계를 한국에 반입한 뒤 4월 말 발사대 2기와 레이더 1대를 배치해 임시 가동했다. 그런 뒤 다섯 달 만에 나머지 발사대 4기를 마저 배치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 유해와 효용성 논란,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계 편입과 종속 문제, 중국의 거센 반발과 중국에 진출한 한국 업체에 대한 영업 방해, 지난 대선에서의 정치적 논쟁 등이 잇따랐다.
 
사드 논쟁에 시동을 건 첫 번째 이슈는 미국의 MD 참여 문제였다. 한국에 사드를 들여오면 한국의 미사일방어 체계가 미국의 MD 시스템에 편입돼 미국에 종속된다는 게 이유였다. 사드는 주한미군이 운영하고 한국군의 저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패트리엇은 별개로 운영하는데도 MD 종속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는 나아가 북한이나 중국에서 발사하는 탄도미사일을 한국에 배치되는 사드가 막아준다는 오해로까지 발전했다. 사드는 사정거리가 200㎞에 최고 요격고도가 150㎞여서 한국 내에서만 작전할 수 있다. 사실 북한이나 중국이 미국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 한반도가 아니라 사할린 북쪽으로 날아가 알래스카와 캐나다를 지난 뒤 미국 본토로 진입한다. 이 ICBM들은 사드의 탐지 범위를 벗어남에도 불구하고 이런 확대 해석이 나왔다.
 
이는 김대중 정부 때 고도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패트리엇을 도입할 때와 흡사한 현상이다. 당시 김대중 정부는 노후된 장거리 대공미사일인 나이키 미사일을 교체하기 위해 패트리엇을 도입한다는 명분을 세웠다. 마침 인천에 배치된 나이키 미사일이 점검 중 오발로 발사된 사고가 이를 뒷받침해줬다.
 
사드의 MD 편입 문제가 조용해지자 논란은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 문제로 옮겨갔다. X-밴드라는 짧은 파장의 전파를 사용하는 사드 레이더는 강한 전자파를 발생하기 때문에 주변에 피해가 크다는 논리였다. 사드 기지 주변의 주민에 대한 인체 영향은 물론이고 성주의 참외까지도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로 먹을 수 없게 될 것이란 괴담이 나돌았다.
 
하지만 지난해 국방부가 괌에 배치된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일정한 거리에서는 인체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도 전자파 문제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지난 4일 발표된 국방부와 환경부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결과에서는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 영향이 인근 마을까지 가지 않는다고 결론 났다. 레이더로부터 700m 떨어진 기지 내의 발사대에서 측정된 전자파는 0.000886W/㎡로 인체 허용 기준치(10W/㎡)의 1만 분의 1 수준이었다.
 
사실 레이더와 발사대 사이에는 미군 장병들도 거주하고 있다. 레이더 전자파의 인체 피해가 문제가 됐다면 미군 장병들의 거주 자체가 미군 규정에 의해 허용되지 않았을 것이다. 또 기지에서 가장 가까운 2㎞ 떨어진 마을에선 전자파 영향이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전자파보다 미미했다. 레이더 발전기의 소음도 마을에선 거의 들리지 않았다. 사드 포대 운영 인원도 200∼300명 수준이어서 환경오염을 유발할 규모가 아니었다.
 
공중에서 탄도미사일 직접 충돌해 파괴
이런 평가 과정을 거쳐 환경부는 사드 기지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인정해줬고 그 결과 발사대 4기를 모두 배치하게 됐다. 국방부는 앞으로 사드 포대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전기 공급장치 등 기본적인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또 내년 중 일반환경영향평가까지 완료되면 사드 기지가 정식 부대로서 운영될 수 있는 기반시설 공사에 들어갈 전망이다.
 
하지만 사드의 군사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사드 요격률이 10% 수준이어서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어렵다는 사드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사드에 반대해온 일부 전문가와 정치권에서 나오는 말들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미 국방부 등에서 확보한 사드 성능 자료를 토대로 다양한 모의분석을 해왔다.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미 국방부나 사드 제조업체인 록히드마틴이 그동안 성능을 평가해온 사드 한 발당 요격 성공률은 80∼85%다.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 한 발에 대해 사드 체계의 요격미사일을 두 발씩 발사하면 성공률이 산술적으로 98%로 계산된다. 이 성공률은 북한이 급작스럽게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사드 운영 요원이 일시적으로 실수할 수 있는 ‘휴먼 에러’까지 감안한 신뢰도다.
 
사드 포대에는 요격미사일이 48발 장착돼 있기 때문에 적어도 24발의 북한 탄도미사일은 요격할 수 있다. 더구나 사드의 요격미사일은 직접 충돌(Hit-to-Kill) 방식을 통해 탄도미사일을 공중에서 파괴한다. 따라서 사드 체계의 요격미사일이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공중에서 접촉하는 순간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가루가 된다. 설사 북한 탄도미사일에 핵탄두이 장착됐더라도 사드가 요격한 뒤 핵탄두 속에 있는 핵물질은 고도 50㎞ 이상의 높은 상공에서 완전히 분해돼 흩어진다. 핵탄두는 기폭 장치에 의해 스스로 작동하지 않는 한 폭발하지 않는다. 따라서 방사능 낙진도 나오지 않는다.
 
고도 낮은 독사는 패트리엇으로 방어
다만 북한이 핵탄두를 히로시마처럼 지상에 가까운 공중에서 터트리지 않고 고도 50∼100㎞ 사이에서 폭발시키는 경우는 문제가 심각하다. 핵탄두가 터지기 전 사드가 요격하면 문제가 없지만 요격을 당하기 전에 핵이 폭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방사능 낙진이나 폭풍과 열은 10㎞ 정도까지 퍼지기 때문에 고도 50㎞ 이상에서 핵폭발이 일어나더라도 지상에까지 미치지는 않는다. 대신 핵폭발 때 나오는 강력한 전자기파(EMP)가 사방 50∼100㎞까지 영향을 준다. 이 EMP는 휴대전화와 통신 장비, 컴퓨터 메모리, 각종 전자장치 등을 파괴한다. 현재로선 북한이 이런 전술을 구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주한미군과 군 당국이 북한의 핵사용 전술에 대해 보다 세밀한 작전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국방부는 사드 1개 포대 외에도 중첩적으로 요격할 수 있는 방공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상 배치용 SM-3블록Ⅰ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런 EMP 문제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SM-3블록Ⅰ은 요격 고도가 500㎞에 사정거리가 700㎞여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100㎞보다 훨씬 높은 상공에서 파괴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이 EMP 효과를 노리기 위해 고고도에서 핵탄두를 터트려도 전자파 피해가 지상에까지 미치지 않는다.
 
사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중 사거리 140㎞인 독사(KN-02) 외에는 모두 요격할 수 있다. 북한이 남한으로 발사할 수 있는 스커드 B(사거리 340㎞)와 C(700㎞)는 물론 무수단급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까지도 요격할 수 있다. 북한이 SLBM을 수직에 가까운 높은 각도로 발사해 부산을 공격할 경우 SLBM은 성주를 지날 때 사드의 요격 고도보다 높은 상공을 지나간다. 그러나 국방부의 분석에 따르면 이렇게 발사된 북한의 SLBM은 탄도 궤적으로 볼 때 부산 앞바다에 떨어진다고 한다.
 
그런데 독사 미사일은 사거리가 짧은 데다 비행 고도 역시 사드의 최저 요격 고도인 40㎞ 이하다. 이 때문에 사드로는 요격이 곤란하다. 이 미사일은 휴전선 인근에서 평택 미군기지를 주로 타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문제점으로 주한미군은 요격 고도가 낮은 패트리엇을 평택 기지에 집중 배치하고 있다.
 
 
김민석 군사안보전문기자 kim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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