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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혹당한 사람들’ 2017년작과 1971년작, 어떻게 다를까

중앙일보 2017.09.07 13:00
 
 
[매거진M] 남북 전쟁이 한참인 1896년 미국 남동부 버지니아주, 마사 판스워스 여자 신학교의 마사(니콜 키드먼) 원장과 에드위나 교사, 다섯 학생은 상처 입은 북부군 존(콜린 패럴)을 몰래 보호하고 있다. 일곱 여성과 한 남성 사이에 싹트는 매혹의 드라마는 예상치 못한 파국으로 흘러간다. 우아한 욕망극 ‘매혹당한 사람들’(9월 7일 개봉)의 소피아 코폴라 감독은, 토머스 P 컬리넌의 원작 소설을 읽고 ‘이 이야기를 여자들의 관점에서 다시 쓴다’는 생각으로 이 영화를 쓰고 연출했다. 당연히, 같은 원작을 바탕으로 한, 돈 시겔 감독의 동명 영화(1971)와는 퍽 다를 수밖에 없다.  
 
 
 
차이점 1  
(좌)소피아 코폴라 감독 (우)돈 시겔 감독

(좌)소피아 코폴라 감독 (우)돈 시겔 감독

2017년작_소피아 코폴라 감독
1971년작_돈 시겔 감독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2003) ‘마리 앙투아네트’(2006)를 연출한 코폴라 감독은, 인물(대부분 여성)의 고독과 불안, 비뚤어진 욕망을 들여다보는 영화를 만들어 왔다. 돈 시겔(1912~91) 감독은 정반대다. ‘더티 해리’(1971)와 ‘알카트라즈 탈출’(1979) 같은 전설의 범죄 스릴러가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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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2017년작 (우)1971년작

(좌)2017년작 (우)1971년작

2017년작_인물의 심리를 짐작하게 하는 연출
1971년작_인물의 심리를 극적으로 부각하는 내레이션
시겔 감독의 영화는 군데군데 내레이션을 통해 인물의 속마음을 드러낸다. 존을 처음 본 마사 원장이 “이 전쟁이 길어지면 난 내가 여자라는 것도 이게 될 거야”라고 내레이션을 하는 식이다. 코폴라 감독의 영화는 내레이션을 전혀 쓰지 않고, 인물의 심리를 보다 은밀하게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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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2017년작 (아래)1971년작

(위)2017년작 (아래)1971년작

2017년작_니콜 키드먼, 콜린 파렐, 커스틴 던스트  
1971년작_클린트 이스트우드, 제랄딘 페이지, 엘리자베스 하트먼
코폴라 감독의 영화에서, 존을 남자로 느끼면서도 그를 북부군에 넘겨야 할 것인지 고민하는 마사 원장 역은 니콜 키드먼이, 신학교의 모든 여성들에게 달콤하게 구는 존 역은 콜린 파렐이, 순수한 에드위나 선생 역은 커스틴 던스트가 맡았다. 시겔 감독의 영화에서는 그 역을 각각 제랄딘 페이지, 클린트 이스트우드, 엘리자베스 하트먼이 연기했다. 2017년작보다 훨씬 노골적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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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당한 사람들'(1971)

'매혹당한 사람들'(1971)

2017년작_신학교의 흑인 노예가 등장하지 않는다  
1971년작_신학교의 흑인 노예 할리(메이 머서)가 등장한다  
시겔 감독의 영화에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신학교의 흑인 여성 노예 할리가 등장해, 마사 원장과, 북부군 존 사이에 또 다른 긴장을 만든다. 코폴라 감독의 영화에는 신학교의 흑인 노예가 도망친 것으로 돼 있다. 이에 주인공들을 백인으로만 구성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코폴라 감독은 “‘노예 제도’라는 중요한 주제를 부수적으로 다루고 싶지 않아서, 다른 여성 캐릭터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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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2017년작 (아래)1971년작

(위)2017년작 (아래)1971년작

2017년작_인물의 과거를 직접 드러내지 않는다
1971년작_특히 마사 원장의 과거를 의미심장하게 그린다  
시겔 감독의 영화는 틈틈이, 마사 원장이 자신의 오빠(패트릭 컬리턴)와 정을 통했던 과거 장면을 보여 준다. 반면, 코폴라 감독의 영화에는 마사 원장에게 오빠가 있는지조차 언급하지 않는다. 아버지로부터 저택을 물려받아 현재 혼자 신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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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2017년작 (우)1971년작

(좌)2017년작 (우)1971년작

2017년작_미국 남동부 버지니아주가 배경이다
1971년작_미국 중남부 미시시피주가 배경이다
코폴라 감독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버지니아주를 극의 배경으로 삼았다. 그와 달리, 시겔 감독의 영화는 미시시피주가 배경이다. 두 영화 모두 촬영은 중남부의 루이지애나주에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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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2017년작 (우)1971년작

(좌)2017년작 (우)1971년작

2017년작_미국 극장가에서 제작비 회수  
1971년작_흥행 실패
코폴라 감독의 영화는 미국에서 지난 6월 23일 개봉해, 5주차에 제작비 1000만 달러를 회수했다. 이후 7주차(8월 10일)까지 1057만 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며 호평받은 것은 물론이다. 반면, 시겔 감독은 이 영화를 자신의 최고작으로 꼽았지만, 흥행하지 못했다. 이에 시겔 감독과 이스트우드는 배급사가 이 영화를 엉뚱하게 ‘이스트우드의 액션영화’로 홍보한 것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장성란 기자 hairp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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