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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계층 공략하라" 팀장따라 역할 갈린 국정원 '민간인 부대'

중앙일보 2017.09.06 14:53
국가정보원 내부 모습. [중앙포토]

국가정보원 내부 모습. [중앙포토]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전 계층 공략’을 목표로 민간인 외곽팀들의 활동 영역을 나눴던 것이 검찰 수사에서 파악됐다. 수사팀에 따르면 팀장의 직업과 사회적 지위에 따라 팀의 역할이 구분됐고, 활동비도 달리 지급됐다. 일부 팀장들은 다양한 분야의 팀원들을 끌어모으는 ‘포섭자' 역할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부팀, 학생팀, 전문가팀 등 나눠 운영
팀장 영향력에 따라 활동비 차등 지급

수사팀 관계자는 6일 “특정 정치인을 비방하거나 단순 감정 여론을 조성하는 짧은 댓글 등을 다량으로 게재하면서 양으로 승부하는 ‘주부팀, 학생팀’부터 일정 수준의 논리를 갖추고 논지를 설파하는 ‘전문가팀’까지 팀의 스타일이 달리 운영됐다. 다양한 계층을 공략하라는 국정원 윗선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고 말했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는 지난 1일 민간인 트위터 팀장 18명을 검찰에 추가 수사의뢰했다. 이들은 대기업 간부, 언론계 종사자, 교수, ‘파워트위터리안’ 등 전문가들이다. 국정원 TF가 지난달 21일 처음으로 수사의뢰한 민간인 댓글팀장 30명과는 구성이 다르다. 기존 댓글팀장들은 국정원 퇴직 직원 모임인 ‘양지회’ 회원, 주부 등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팀장의 영향력에 따라 활동비가 차등 지급됐다. 검찰 관계자는 “단순 댓글, 게시글 숫자를 집계해 수십만원의 일률적인 성과급을 주기도 했지만 기본 활동비 자체도 차이가 있었다. 평균적 금액의 두 배가량을 받은 팀도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 TF에 따르면 팀장 휘하의 팀원들은 서로 존재를 알지 못하는 ‘점조직’ 형태로 운영됐다. 수사팀 관계자는 “전문가 팀장들의 경우 국정원으로부터 지시와 대가를 받고 사이버 활동을 한 뒤 ‘소신 활동’으로 위장했을 가능성이 크다. 활동비 지급 영수증 등 구체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5일 공직선거법 위반, 증거은닉 등의 혐의로 양지회 전 기획실장 노모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나머지 민간인 팀장들도 국정원법ㆍ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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