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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통’ 100대 선율 낙동강변 적신다

중앙일보 2017.09.06 02:21 종합 25면 지면보기
100명이 100대 피아노를 치며 공연하는 ‘달성 100대 피아노’. 올해로 6년째를 맞았다. [사진 달성군]

100명이 100대 피아노를 치며 공연하는 ‘달성 100대 피아노’. 올해로 6년째를 맞았다. [사진 달성군]

낙동강 변에 있는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낙동강 사문진 나루터.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피아노가 들어온 곳이다. 1900년 3월 미국 북장로교 소속 선교사인 사이드 보탐 부부가 이삿짐과 함께 가져왔다. 미국에서 부산으로 온 그는 낙동강 뱃길을 따라 피아노 등 미국에서 가져온 짐을 운반했다고 한다.
 

피아노 첫 상륙한 사문진 나루터서
달성군 30일부터 이틀간 이색공연
피아노 100대 동원 기네스북 도전

달성군 사문진에 도착한 부부의 피아노는 짐꾼들에 의해 대구시 중구 종로의 사이드 보탐 집으로 옮겨졌다. 네모난 상자, 괴상하게 생긴 물건에서 이상한 음악 소리가 난다고 해 당시 ‘귀신통’으로 불렸다고 한다. 피아노 건반을 누르면 나는 소리가 당시 주민들에겐 귀신소리 처럼 상상조차 못한 낯선 소리였던 모양이다.
 
달성군이 이를 기념해 100대의 피아노를 낙동강 변에 설치해 연주하는 대규모 무료 피아노 콘서트를 연다. 오는 30일과 다음 달 1일 열리는 ‘2017 달성 100대 피아노’다. 피아니스트 100명이 100대의 피아노에 한 번에 앉아 공연한다.
 
100대 피아노는 기네스북 도전을 검토 중이다. 중국에서 한 번에 300대의 피아노를 두고 피아노 공연한 사례가 있어, 이를 피해 다른 종목으로 기네스북 신청이 가능한지를 달성군과 달성문화재단 측이 따져보고 있다.
 
피아니스트는 경북예술고등학교 학생 30명 등 자체 오디션을 통해 뽑은 연주자들이다. 100대 피아노 공연은 금난새 예술감독이 지휘봉을 잡는다. 유명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 가수 정동하, 바리톤 김동규씨가 축하무대를 펼친다.
 
시골 낙동강 변에서 펼쳐지는 100대 피아노는 2012년부터 열리는 이색 행사다. 올해 6년째다. 한 번에 100대의 피아노가 펼치는 이색 행사로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역대표공연예술제로 선정했다. 국비와 시비까지(2억원) 지원받는 지역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100대 피아노는 대구지역 피아노 판매 업주들이 맡는다. 그래서 행사가 있는 날 대구에선 전시 피아노를 순간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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