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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 특공대 뜨니, 사고 70% 줄었다

중앙일보 2017.09.06 01:00 종합 18면 지면보기
서울시 도로관리과 직원들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사거리 인근 지역에서 동공탐사레이더(GPR)를 움직여 도로 아래에 빈 공간이 있는 곳(싱크홀 발생 위험 지역)을 찾고 있다. [장진영 기자]

서울시 도로관리과 직원들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사거리 인근 지역에서 동공탐사레이더(GPR)를 움직여 도로 아래에 빈 공간이 있는 곳(싱크홀 발생 위험 지역)을 찾고 있다. [장진영 기자]

지난 1일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사거리 5차로에 차로 하나를 가득 채운 장비가 문어 빨판처럼 도로를 훑고 지나갔다. 대당 7억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첨단 장비, GPR(Ground Penetrating Radar·동공탐사레이더)이다. GPR은 땅속에 전자파를 투과해 지하의 빈 공간을 탐지하는 장치다.
 

첨단 GPR로 무장 서울시 관리팀
하루 20㎞, 총 5000㎞ 도로 훑어
3년간 땅속 동공 1700여 개 막아

최연우 서울시 도로관리팀장은 장비에 달린 스크린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는 신호가 포착되자 “답십리 사거리에서 동대문중학교 교차로 방향으로 77m 지점. 중앙선 기준 3차로. 지면에서 40㎝ 깊이에 동공이 있습니다”고 말했다. GPR은 흙·아스팔트·돌·콘크리트관·모래 등 지반의 물질에 따라 각기 다른 진폭과 세기의 전자파를 감지해 빈 공간(동공)을 찾아낸다. GPR과 연결된 컴퓨터에는 지반 상태가 표시되는데 직선으로 그려지던 선들이 포물선 형태로 볼록하게 변하면 그곳에 동공이 있다는 뜻이다.
 
최 팀장이 동공 위치를 하얀색 페인트 스프레이로 표시하자 다른 직원들이 천공기로 아스팔트에 구멍을 뚫고 내시경을 투입해 동공을 촬영했다. ‘싱크홀 특공대’로 불리는 서울시 도로관리과 직원 40여 명은 시내 곳곳을 누비며 침식 우려가 있는 동공을 찾아낸다. 2014년부터 지금까지 하루 약 20㎞, 총 4975㎞ 길이의 도로 지하에 있는 구멍을 수색했다. 2014년 12월에는 도심 한복판인 돈화문로(을지로3가~창덕궁 삼거리)에서 지름 3m의 대형 동공을 발견하기도 했다. 동공 위 아스팔트가 20㎝의 표준 두께를 유지한 덕분에 함몰되지 않은 상태였다. 아스팔트가 마모돼 두께가 10㎝ 이하로 얇아지면 도로는 함몰 직전 상태가 된다.
 
동공은 주로 하수관 손상, 땅파기 공사 이후 복구 미흡 등으로 생긴다. 원인을 규명하고 보수 공사를 마무리하면 싱크홀 특공대의 임무는 끝난다. 배광환 서울시 도로관리과장은 “GPR은 2014년부터 현재까지 1780여 개의 동공을 미리 발견했다”고 말했다. 1년 중 싱크홀이 가장 자주 발견되는 장마철(6~7월) 사고 건수가 지난해 42건에서 올해 12건으로 71% 줄었다. 서울시는 택시기사들이 싱크홀을 발견하면 긴급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실시간 신고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택시 안에 설치된 카드결제기의 1번 버튼을 누르면 결제기에 내장된 GPS가 도로 파손 위치를 자동 전송하는 원리다. 2014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총 2만8302건, 월평균 943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협업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최우수 정책으로 꼽히기도 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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