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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 전국 최저인 울산 북구 가보니

중앙일보 2017.09.06 00:01
울산 북구는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6.9%로 전국 시·군·구에서 가장 낮다. 그중에서도 고령인구 비율이 최저(5.1%)인 울산 북구 농소3동 전경. [사진 울산 북구청]

울산 북구는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6.9%로 전국 시·군·구에서 가장 낮다. 그중에서도 고령인구 비율이 최저(5.1%)인 울산 북구 농소3동 전경. [사진 울산 북구청]

“자, 손들고 차례로 가볼까요.” 지난 4일 오후 1시 울산 북구 농소3동 쌍용아진그린타운4차 아파트 앞. 너댓살 아이들 10여 명이 인솔 교사를 따라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도로 양쪽에 아파트가 늘어선 이곳은 조용하고 여유로웠다. 가끔 책가방을 멘 아이들이 장난치며 뛰어다녔다. 주차된 차들 사이에서 어학원·태권도 같은 노란 학원 차가 여러 대 눈에 띄었다. 
 

병풍처럼 둘러진 아파트, 경로당은 비어 있어
아파트 단지 인근엔 노란 학원 차 줄줄이
기업체 많고 도시개발이어지며 젊은 층 유입
청장년층 많은 ‘산업도시’ 울산 노동인력 고령화
아직은 젊은 도시지만 울산의 노화는 빠르게 진행
조선·자동차·석유화학 등 주력산업도 휘청
시, 3D프린트·바이오의료 등 신성장산업으로 대응

행정안전부가 지난 3일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울산 북구는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6.9%로 전국 시·군·구에서 가장 낮다. 농소3동은 그중에서도 최저치(5.1%)인 가장 ‘젊은 동네’다. 논밭이었던 이곳에 1994년 쌍용아진아파트를 시작으로 코아루·달천아이파크·벽산블루밍 등이 들어서면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형성됐다.  
울산 북구 농소3동 쌍용아진아파트 앞. 대단지 아파트와초·중·고등학교가 밀집한 이곳에는 어린 자녀를 둔30·40대가 많이 산다. 최은경 기자

울산 북구 농소3동 쌍용아진아파트 앞. 대단지 아파트와초·중·고등학교가 밀집한 이곳에는 어린 자녀를 둔30·40대가 많이 산다. 최은경 기자

K공인중개사 오모(49) 실장은 “주거 형태의 99%가 아파트로 20~30평대가 주를 이룬다”며 “걸어서 10~15분 거리에 초·중·고등학교가 9개 정도 있는 데다 유흥시설이 없어 초등생 자녀를 둔 30·40대가 여기저기서 이사 온다”고 말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북구 전체 세대의 73%가 아파트에 사는데 아무래도 노년층보다 젊은 층이 아파트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실제 거리에서 노인들이 눈에 잘 띄지 않았다. 벽산블루밍아파트 관계자는 “아파트 안 경로당이 비어있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또 울산 북구청은 20년에 걸친 각종 도시개발사업으로 인구 유입이 활발한 것을 젊은 동네의 비결로 꼽았다. 다른 지역보다 땅값이 싸 현재도 송정지구·호계매곡지구 등 개발이 한창이다. 짓고 있거나 건설 예정인 아파트 단지도 30개가 넘는다. 신흥 주거개발지로 주목받는 이유다.  
북구 양정동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직원들이 퇴근하고 있다. [중앙포토]

북구 양정동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직원들이 퇴근하고 있다. [중앙포토]

기업체가 많은 것도 젊은 층을 불러모으는 요인이다.  농소3동 B상가 주인 한모(50)씨는 “타 지역에서 현대자동차나 관련 기업에 일하러 온 사람들이 많다”며 “하지만 정년 퇴직자 10명 가운데 3명은 퇴직 후 울산 근교나 고향으로 떠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 공장이 있는 북구 양정동 역시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5.9%로 최저 수준이다. 북구에는 현대차 공장을 비롯해 중견기업 11개, 중소기업 848개가 있어 860개 기업에서 4만7000여 명이 일한다. 현대차 공장 정문 건너편 주택가는 이들을 겨냥한 원룸 촌으로 바뀌고 있다.
울산 북구에 있는 860개 기업에서 4만7000여 명이 일한다. 현대차 공장 정문 건너편 원룸촌. 최은경 기자

울산 북구에 있는 860개 기업에서 4만7000여 명이 일한다. 현대차 공장 정문 건너편 원룸촌. 최은경 기자

북구를 포함한 울산 전체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9.8%로 전국 시·도 가운데 세종(9.7%)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울산시청 측은 북구 현대자동차, 동구 현대중공업, 남구 석유화학단지 등 대형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인력이 많아 고령인구 비율이 낮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동인력이 점점 고령화하고 있는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한국은행 울산본부에 따르면 울산 지역 취업자의 연령별 구성에서 1998년에는 20~40대가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2014년에는 30~50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14년 기준 자동차·조선 등 조립가공업 노동력의 고령화 수준도 전국 평균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울산본부는 자료에서 “1990년대 급속히 유입된 청년층이 나이가 들면서 50대 이상 취업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기준 2012년 고령화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7.3%)에 진입한 울산은 2023년(14.3%) 고령사회, 2029년(20.3%) 초고령사회에 들어설 전망이다.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가 되기까지 기간이 17년으로 서울·대구 21년, 부산 20년 등 타 지역과 비교해 짧다. 현재 고령인구 비율은 낮지만 고령화 속도는 전국에서 가장 빠른 수준이다. 
주력산업인 조선·자동차·석유화학 업계의 불황이 길어지면서 청장년층의 유입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울산시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청소년수련관 신설, 전 구·군 시니어클럽 운영 등 복지를 확대하면서 3D프린팅, 지놈(유전체) 기반 바이오의료 등 신성장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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