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찰, '댓글부대' 양지회 간부 2명 구속영장 청구

중앙일보 2017.09.05 17:50
 
국정원댓글부대와 관련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양지회 사무실.[중앙포토]

국정원댓글부대와 관련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양지회 사무실.[중앙포토]

검찰이 2012년 대선 때 국정원 ‘사이버 외곽팀’으로 활동한 양지회(국정원 퇴직자 모임)의 전직 간부 2명에 대해 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지난달 21일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며 시작된 ‘국정원 댓글 사건’ 재수사 후 첫 구속영장 청구다.

국정원 재수사 후 첫 구속영장
1차 수사대상 대부분 조사 마쳐
활동비 출처 규명이 핵심될 듯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진재선)는 이날 양지회 전 기획실장 노모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간부 박모씨에 대해선 증거은닉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은 국정원 TF가 1차 수사 의뢰한 민간인 댓글 부대 외곽팀장 30명에 포함된 인물들”이라며 “사망하거나 해외 거주로 인해 조사하지 못한 몇 명을 빼놓곤 1차 수사 의뢰 대상자를 전부 소환 조사해 이들에 대한 혐의를 특정했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양지회 전 기획실장인 노씨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직 시절 국정원의 '사이버 외곽팀' 팀장으로 활동하며 포털 사이트에 댓글을 다는 등의 수법으로 여론조작 활동을 벌였다. 특히 2012년 18대 대선 당시 선거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이 같은 댓글 작업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노씨 등이 댓글을 달 때 쓴 계정과 작성된 댓글을 의도적으로 삭제해 증거은닉 및 인멸 혐의가 적용됐다.  
 
국정원 ‘민간인 댓글부대’에 대한 검찰 수사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국정원이 두 차례에 걸쳐 수사 의뢰한 외곽팀장 48명을 차례로 소환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1차 수사 의뢰를 받은 후 매일 소환조사를 하고 있으며 팀장급 외에도 팀원 등 다른 관련자들을 추가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들이 국정원으로부터 지급받은 활동비의 출처를 밝히기 위한 계좌추적도 병행 중이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들의 여론 조작 활동을 입증할 구체적인 증거 수집에도 착수했다. 1차 수사 의뢰 대상자인 30명에 대해서는 원 전 원장 재직 시절 작성된 포털 사이트의 댓글, 2차 수사 의뢰 대상자 18명에 대해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에 작성한 글들을 수집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에서 온 자료는 댓글 부대 운영과 인적 사항 등에 대한 것이 전부”라며 “혐의를 입증할 증거는 검찰 수사 단계에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트위터 미국 본사에 사법공조를 요청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2014년 국정원 댓글 수사 때 시도했지만 실효를 거두진 못했다”고 말했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달 30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뒤 구치소로 가기 위해 서울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김상선 기자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달 30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뒤 구치소로 가기 위해 서울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김상선 기자

 
향후 검찰 수사는 민간인 댓글부대에 지급된 활동비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 TF는 외곽 팀장들에게 활동 대가로 지급된 현금 ‘수령증(일종의 영수증)’을 조만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이 수령증에는 팀장들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신상 정보와 함께 돈을 받은 날짜, 금액 등이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이 이 활동비 지급을 위해 특수활동비 등의 예산을 전용했다면 원 전 원장에겐 국고 횡령 등의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국정원이 외부 단체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활동비 자금을 마련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법조계에선 검찰 수사의 칼끝이 결국 이명박 정권 전반을 겨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검찰이 지난 4일에 김기현 전 사이버사령부 530 심리전단 총괄계획과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김씨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2010~2012년까지 진행된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 상황을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 등 군 수뇌부와 청와대에 매일 보고했다”며 ‘윗선’ 개입 가능성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만약 김씨의 말이 사실로 확인되고 국정원의 민간 댓글부대 활동이 비슷한 보고 체계를 거쳤다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게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