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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의 변신은 무죄…첫 발 내딛은 서울새활용플라자 가보니

중앙일보 2017.09.05 17:48
서울 성동구에 있는 서울새활용플라자의 상품진열대에는 ‘비밀’을 간직한 가방이 전시돼 있다. 평범해 보이는 가방의 비밀은 불과 얼마 전까지 자동차 부품이었다는 사실이다. 카시트의 가죽과 안전벨트가 가방의 재료다. 버려지는 자동자 부품을 이용해 만든 것이다. 플라자의 직원은 "자동차 시트가 가방으로 '새활용'됐다"고 말했다. 이 곳에서는 폐자전거 부품, 커피찌꺼기 등 수많은 폐자원이 새 생명을 얻었다. 
 

자동차 시트가 가방으로 변신
폐자원에 새 생명 불어넣어
시민·관광객 참여프로그램도 운영

5일 정식 개관한 서울새활용플라자의 전경. [사진 서울시]

5일 정식 개관한 서울새활용플라자의 전경. [사진 서울시]

 
'새활용'은 업사이클링을 의미한다. 폐자원을 새로운 관점에서 디자인과 기술을 접목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창조하는 일이다. 생활 속에서 버려지거나 쓸모없어진 것을 수선해 재사용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에서 한걸음 더 나간 개념이다.
 
버려지던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가치를 더해(Upgrade) 전혀 다른 제품으로 생산하는 것(Recycling)을 말한다. 새활용 산업은 유럽 등 해외에서는 이미 1990년대부터 각광받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5일 오전 10시 공식 개관한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서울디자인재단이 운영한다.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연면적 1만6530㎡)로 전국 최대 규모다. 
 
서울새활용플라자의 가장 큰 특징은 건물 전체가 새활용에 관한 콘텐츠로 가득 차 있다는 점이다. 폐기물에서 새로운 아이템으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을 원스톱으로 체험할 수 있다. 건물 전체가 교육장이자 전시장, 체험장인 셈이다.
 
서울새활용플라자 지하 1층에 있는 소재 은행 모습. 소재 은행에서는 새활용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신헌호 기자

서울새활용플라자 지하 1층에 있는 소재 은행 모습. 소재 은행에서는 새활용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신헌호 기자

 
지하 1층은 '소재은행'으로 불리는 서울새활용플라자의 ‘심장’이다. 새활용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20여 가지의 소재와 이를 활용한 제품으로 구성돼 있다.
 
지상 2층에서는 서울새활용플라자에 입주한 기업의 물건이 판매된다. 소재 라이브러리라는 곳에서는 새활용되는 180여 개의 폐기물에 대한 학습이 가능하다. 3층과 4층은 32개 업체와 개별공방이 입주해 있다. 이들 업체는 시민 체험·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자동차 부품인 카시트와 안전벨트를 활용해 만든 가방. 신헌호 기자

자동차 부품인 카시트와 안전벨트를 활용해 만든 가방. 신헌호 기자

 
지상 1층은 새활용 소재 및 제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12월부터는 예비창업자들이 아이디어를 직접 시제품으로 만들어 보는 제작실험실인 ‘꿈꾸는 공장’으로 조성된다.
 
새활용품 제조 업체 '파이어 마커스'가 소방 호스로 만든 벽걸이 메모장. 신헌호 기자

새활용품 제조 업체 '파이어 마커스'가 소방 호스로 만든 벽걸이 메모장. 신헌호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개관식에서 “단 한 점의 어떤 쓰레기도 새활용하는 원칙과 철학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플라자에 입주한 기업은 각기 다른 소재를 새활용하고 있다. 화재 현장에서 쓰이다가 버려지는 소방호스가 가방과 벽걸이 메모장, 파우치, 카드지갑으로 재탄생됐다. 
 
우유팩은 미니 지갑으로, 폐자전거는 조명기기 등 인테리어 제품으로 변신했다. 또 안 입는 정장은 모양 그대로 가방으로, 양발 및 단추는 귀여운 핸드메이드 인형으로 제작됐다.
 
5일 옥수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서울새활용플라자 2층에 있는 체험학습센터에서 글라스본 유리공예를 체험하고 있다. 신헌호 기자

5일 옥수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서울새활용플라자 2층에 있는 체험학습센터에서 글라스본 유리공예를 체험하고 있다. 신헌호 기자

 
2층에 위치한 친환경산업 체험학습센터는 초등학생들의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했다. 체험학습센터에서는 글라스본 유리공예를 체험할 수 있다. 유리병공예는 쓰고 남은 유리병을 여러 형태로 변형하는 공예의 한 분야다. 빈병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롭고 아름다운 예술품으로 창작 업사이클하는 방식이다.  24명의 서울옥수초등학교 학생들은 평소에 좋아했던 만화 캐릭터를 유리병에 그리면서 새활용의 가치를 체험했다.
 
김성언(54) 옥수초 교사는 “아이들이 재활용과 새활용을 이론으로만 배우다가 직접 글라스본 유리공예를 체험하면서 추억도 만들고 창의적인 사고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새활용 상상, 새활용 포럼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참여프로그램 신청은 서울새활용플라자 홈페이지(http://www.seoulup.or.kr)에서 하면 된다.
 
신헌호 대구일보 기자 shin.he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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