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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北, 풀뿌리 먹는 한 있어도 체제 보장 못 하면…"

중앙일보 2017.09.05 17:36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북한은 풀뿌리를 먹는 한이 있어도 체제가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한다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정권에 대한 안전 보장과 핵 개발포기가 동시에 논의돼야 함을 시사한 발언으로 주목된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이날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에서 폐막한 2017년 신흥경제 5개국(BRICS·브릭스)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체제 안전 못 느끼는 한 핵 포기 않을 것"
푸틴, 이라크·리비아의 전례 들어 서방 비판
대북 제재 강화에도 부정적…"대화만이 해법"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정권이 체제 안정을 보장받지 않는 한 어떤 압력에도 굴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리비아와 이라크를 예로 들어 서방 국가의 대북 강경정책을 비판했다. 이들에 대한 미국의 군사개입이 김정은으로 하여금 핵을 체제 방어수단으로 믿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을 보라. 그는 (서방에 약속한대로) 대량살상무기 생산을 중단했지만 이른바 (미국의) 군사 작전을 통해 후세인을 포함한 가족이 몰살당했고 이라크는 폐허가 됐다. 북한은 이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4일(현지시간)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열린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에서 만난 5개국 정상들. 왼쪽부터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제이컵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AFP=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열린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에서 만난 5개국 정상들. 왼쪽부터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제이컵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AFP=연합뉴스]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도 2003년 핵프로그램 개발을 공식 포기했지만 2011년 아랍의 봄에 이은 서방의 군사작전에 의해 권좌에서 쫓겨나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푸틴은 “북한이 이를 잘 아는 상황에서 그 어떤 제재도 소용없고 비효율적”이라며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 중인 대북 제재 강화방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또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비롯한 군사 대응에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협상 이외에 군사적 히스테리를 고조시키는 일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이 모든 것이 전세계적인 재앙과 엄청난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 위험성을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푸틴은 또 “러시아와 북한의 교역은 사실상 제로 상태”라면서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송출도 다 해야 3만명이다. 이것도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대북 원유공급 중단과 북한 해외노동자 송출금지 등 북한의 외화 수입원을 차단할 방안을 유엔 안보리에서 검토할 때"라고 제안한 데 대해 이 같은 제재가 의미가 없다는 답변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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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정상은 오는 6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막되는 동방경제포럼 기간중 열릴 양자 정상회담에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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