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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신 글로벌 경제 체제 구축”…‘아메리카 퍼스트’에 도전장

중앙일보 2017.09.05 17:18
 “우리 모두 개방을 견지하며 보호주의를 하지 말고, 다자 무역체제를 견지하고 이웃에게 화를 전가하지 말며, 상호공영을 견지하고 제로섬 게임을 해서는 안 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4일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에서 개막한 2017년 신흥경제 5개국(BRICS·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정상회의 소그룹 회의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어 “국가안보와 발전은 서로 의존한다”며 “정치안보 문제에서도 계속해 관점을 조율하고 컨센서스를 강화하자”고 제안했다고 중국 인민일보가 5일 보도했다.

"파리 기후변화 협약도 저항에 직면"
시진핑, 美 지목 않으면서도 간접 비판

이날 이어진 확대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은 “개방·포용·호혜·균형·공영의 경제 세계화, 개방형 세계 경제 건설, 다자 무역체제 지지, 보호주의 반대를 추동해야한다”며 “글로벌 경제 거버넌스 개혁을 추진하고 신흥시장국가와 개발도상국의 대표성과 발언권을 제고하며, 선진국과 후진국의 발전 격차를 해결하며 세계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새로운 동력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모두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도전으로 해석된다. 
4일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손을 잡은 5개국 정상들.왼쪽부터미셰우 테메르브라질 대통령,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AFP=연합뉴스]

4일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손을 잡은 5개국 정상들.왼쪽부터미셰우 테메르브라질 대통령,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AFP=연합뉴스]

브릭스 5개국 정상은 이날 71개 조항으로 이뤄진 브릭스 정상 샤먼 선언을 채택했다. 
샤먼 선언은 브릭스 경제 실무협력, 글로벌 경제 거버넌스, 국제 평화 안전, 인문교류 협력 총 네 부분으로 이뤄졌다. 
선언은 44조에서 “북한이 진행한 핵실험을 매우 개탄한다”며 “한반도 긴장 상황과 장기간 존재하는 핵 문제를 깊이 우려하며 이 문제는 모든 관계 당사자의 직접 대화와 평화로운 방식을 통해서만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면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를 대표로 하는 규범에 기반을 두며 투명, 무차별, 개방, 포용의 다자 무역체계를 계속 단호히 수호한다”며 다자주의를 강조했다. 안보 부분에서는 시리아 내전, 이란핵 합의, 북핵, 아프간 문제 등 글로벌 안보 이슈에서 브릭스 5개국의 공동 대응을 다짐했다.

이를 위해 시 주석은 대규모 자금 출자를 약속했다. 4일 브릭스 국가 경제기술 교류협력 프로젝트에 5억 위안(865억원)과 브릭스 신개발은행 준비자금 400만 달러(45억원) 출자를 약속했으며, 5일 열린 신흥시장국가 및 개발도상국 대화(EMDCD)에서는 남남협력 원조기금으로 5억 달러(5657억원)을 원조하기로 약속했다. 
경제 개발 문제가 시급한 개도국을 대상으로 이틀간 6567억원의 '당근'을 제시한 셈이다. 중국은 지난 5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고위급 포럼에서도 1240억 위안(21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5일자 사설에서 “중국과 브릭스 파트너는 세계 질서를 전복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더 공정하고 민주적으로 만들려는 것”이라며 “브릭스는 글로벌 동력이자 일부 경제체의 반(反)세계화 풍조에 맞서는 더 강력한 틀을 구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0월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중앙방송(CC-TV)는 지난 주 시진핑 주석의 외교 업적을 담은 5부작 선전 다큐멘터리 ‘대국외교’를 방영했다. 일대일로와 브릭스, 개도국 외교를 중시하는 시진핑 외교는 농촌에서 도시를 포위하는(以農村包圍城市) 마오쩌둥(毛澤東) 전략의 글로벌 버전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스탠다드로 무장한 선진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기존 국제질서에서 소외된 브릭스와 아시아·남미·아프리카의 개도국을 묶어 포위하려는 전략이다.
시 주석은 5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브릭스 국가들이 중요 국제현안에서 협력을 심화하고 글로벌 경제구조의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는 신흥시장·개발도상국대화(NMDCD) 의장성명에서 “파리 기후변화 협약이 저항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해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은채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간접 비판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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