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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6차 핵실험, 안보리서 대북 제재 본격 논의…대북 석유금수 채택되나

중앙일보 2017.09.05 17:08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가 4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렸다. 북한의 6차 핵실험(지난 3일)에 대한 대응책 논의를 위해서다. 이날 회의에선 미국이 마련한 대북 추가제재안 초안을 회람하고 오는 11일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 대사는 예상대로 고강도의 발언을 쏟아냈다. “북한 김정은이 전쟁을 구걸하고 있다”며 “미국은 결코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우리 인내에는 한계가 있다”고 대북 경고를 날렸다.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비난하면서 상황이 악화될 경우 선제타격도 불사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또 “우리가 지금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를 채택해야만 외교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강력한 대북 추가제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헤일리 미 대사 강력한 대북 비난 발언 쏟아내
"김정은 전쟁 구걸하고 있다. 인내심 한계 있다"
중국 '쌍중단' 거론엔 "모욕적"이라고 일축
입지 좁아진 중ㆍ러가 얼마나 수용할 지가 관건
이전 결의와 이전과 달리 신속하게 11일 표결할 듯

WSJ, 식량지원도 중단해야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 대사. [유엔웹티비 캡쳐]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 대사. [유엔웹티비 캡쳐]

 류제이(劉結一) 중국 대사가 ‘쌍중단(雙中斷ㆍ북한 핵ㆍ미사일 도발과 한ㆍ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거론하자, 헤일리는 “모욕적”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불량국가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당신을 겨냥한다면 당신도 보호막(군사훈련)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엔 주재 한국과 일본대사도 거들었다. “평양이 큰 고통을 느낄 수 있는 강력한 대북제재가 포함돼야 한다”(조태열 한국대사), “더 이상 낭비할 시간이 없다. 북한에 대해 최대 압박을 가해야 한다” (벳쇼 고로 일본대사)고 강조했다
 중ㆍ러 대사들도 “(북핵 실험으로) 한반도와 세계 정세가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북한을 비난했지만, 북핵 해법에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류제이 대사는 “한반도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 중국은 한반도 내 전쟁과 혼란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실리 네벤샤 러시아 대사는 “제재만으론 해결되지 않는다. 유엔 사무총장의 중재가 필요하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유엔 안팎에선 이번 6차 핵실험의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입지가 줄어든 중·러가 어느 정도 미국의 추가 제재안을 수용하지가 관심사다. 현재로선 미국이 추진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과 대북 석유금수 조치가 힘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 헤일리 대사는 “미국은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나라들을 대상으로 위험한 핵무기를 개발하는 북한에 도움을 주는지 여부를 살펴볼 것”이라며 중국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적용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5일 "안보리 추가제재는 토론 결과에 달려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AP통신 등은 “미국이 어떤 강도의 세컨더리 보이콧으로 중국을 압박하느냐에 따라 중국의 대북 석유금수 및 제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전망했다.
  
류제이 주유엔 중국 대사. [유엔웹티비 캡쳐]

류제이 주유엔 중국 대사. [유엔웹티비 캡쳐]

 
헤일리 대사는 이번 대북 추가제재를 과거와 달리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안보리 차원의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을 제출하겠다. 이번 주 결의안 초안을 회람하고 다음 주 월요일(11일) 표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회의가 끝난지 6시간도 안 돼 미국이 만든 초안이 이사국들 사이에 돌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 내용이 확인되진 않았지만 대북 원유수출금지 조치 등 고강도 제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교도통신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최근 통화에서 대북 추가제재로 원유 및 석유제품 수출 금지ㆍ제한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중국 단둥시와 북한 평안북도 피현군을 잇는 송유관.[중앙포토]

중국 단둥시와 북한 평안북도 피현군을 잇는 송유관.[중앙포토]

 한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사설을 통해 ‘불량국가’ 북한 체제를 붕괴시키기 위해 외교와 함께 대북 정보력 강화, 군사적 대응 확대, 경제적 압박, 김정은의 국제사법재판소(ICC) 기소 그리고 대북 식량지원 중단까지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미러지는 외무장관을 지낸 원로 정치인 데이비드 오언을 칼럼을 게재하고 “북한의 도발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와 유사한 상황이다. 중국이 김정은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다면 (비핵무기 중 가장 강력한) ‘폭탄의 어머니(MOAB)’를 북한 핵시설에 투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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