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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비자금 의혹 대구은행장 등 간부직원 6명 입건…사무실·주거지 압수수색도

중앙일보 2017.09.05 16:00
5일 대구시 북구 칠성동 대구은행 제2본점을 압수수색한 대구경찰청 관계자들이 압수한 자료를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경찰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박인규 대구은행장을 비롯한 대구은행 간부 6명을 입건하고 은행 제2본점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5일 대구시 북구 칠성동 대구은행 제2본점을 압수수색한 대구경찰청 관계자들이 압수한 자료를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경찰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박인규 대구은행장을 비롯한 대구은행 간부 6명을 입건하고 은행 제2본점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비자금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박인규 대구은행장 등 대구은행 간부 6명이 5일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은 이날 수사관 50여 명을 투입해 이들의 사무실과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도 실시했다.

'상품권깡'으로 대규모 비자금 조성 혐의
박인규 대구은행장 등 간부 대상 압수수색
경찰 "비자금 조성 확인…자금 용처 수사"

 
대구경찰청은 박 행장 등 간부 직원들이 고객 사은품 명목으로 상품권을 구입한 뒤 상품권거래소에 이를 팔아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일부 확인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이들이 조성한 비자금이 어떤 곳에 사용됐는지, 혹은 어디로 흘러들어갔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졌다.
 
압수수색은 이날 오전 10시10분쯤 대구 북구 칠성동 대구은행 제2본점과 박 행장 등 간부 6명의 주거지 등 모두 12곳에서 진행됐다. 각종 서류와 컴퓨터 등이 압수됐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조만간 박 행장 등을 소환해 비자금 조성과 용처 등을 자세히 조사할 방침이다.
5일 대구시 북구 칠성동 대구은행 제2본점을 압수수색한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들이 압수한 자료를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5일 대구시 북구 칠성동 대구은행 제2본점을 압수수색한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들이 압수한 자료를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에 입건된 간부 6명은 박 행장이 취임한 직후인 지난 2014년 3월부터 지난 7월까지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대량 구입하고 판매소에서 수수료 5%를 공제하고 현금화하는 속칭 '상품권깡'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대구은행 고위 관계자가 1억원가량의 상품권을 사들인 뒤 이를 현금으로 바꿔 비자금을 조성해 사적으로 쓰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투서를 이달 초 접수하고 그간 내사를 진행해 왔다.
 
경찰은 비자금 조성 혐의가 일부 확인된 만큼 이 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전문 브로커가 개입했는지, 또는 비자금이 정치권 등 외부로 흘러들어갔는지 여부 등을 중점 수사할 계획이다. 
박인규 대구은행장. [중앙포토]

박인규 대구은행장. [중앙포토]

 
박호식 대구경찰청 수사과장은 "투서 내용을 토대로 내사를 진행한 결과 박 행장 등 간부들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확인하고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며 "비자금 조성 자체로는 처벌이 어렵지만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비자금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된 점이 확인되면 업무상횡령 혐의로 처벌받게 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대구은행 정기 경영실태평가를 하면서 상품권깡 혐의를 포착하고 관련 내용을 확인했으나 상품권 구매 절차에서 하자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한편 2014년 취임한 박 행장은 친박근혜계 금융계 인사로 꼽힌다. 그는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달 21일 직원들에게 일련의 사태를 해결한 뒤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박 행장 거취 문제는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대구를 대표하는 금융기관인 대구은행에서 직원간 성추행 파문이 인 데 이어 비자금 조성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이를 우려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박인규 대구은행장이 지난 7월 7일 대구시 북구 침산동 대구은행 제2 본점 다목적홀에서 최근 사내에서 발생한 성추행·희롱 문제와 관련해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엲합뉴스]

박인규 대구은행장이 지난 7월 7일 대구시 북구 침산동 대구은행 제2 본점 다목적홀에서 최근 사내에서 발생한 성추행·희롱 문제와 관련해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엲합뉴스]

 
직장인 이은주(34·여)씨는 "최근 언론 보도에 대구은행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지역민들 사이에서 대구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며 "지역 경제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는 대구은행이 보다 투명한 모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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