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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힌 줄 알았는데…' 민증 만들고 잡힌 미제사건 용의자들

중앙일보 2017.09.05 12:01
지난해 4월 소주병에 묻은 지문 확보하는 장면을 시연하는 경찰. [중앙포토]

지난해 4월 소주병에 묻은 지문 확보하는 장면을 시연하는 경찰. [중앙포토]

15세 때였던 지난 2012년 서울 강동구에서 택시강도를 벌였던 김모(19)씨는 지난해 5월 검거됐다. 4년째 경찰 수사선상에 오르지 않았던 김씨가 검거되는 데는 지문이 큰 역할을 했다. 범행 당시에는 김씨가 미성년자여서 지문 데이터가 등록되지 않았지만 주민등록증 발급 이후엔 검색이 됐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현장에 있던 지문을 미제사건 지문 재검색을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지문 재검색 통해 용의자 177명 검거
90% 이상이 주민등록 새로한 미성년

경찰청이 지난 3월부터 미제사건 994건의 현장 채취 지문을 재검색해 177명의 용의자를 붙잡았다고 5일 밝혔다. 이들 가운데 대다수(161명·91%)는 김씨처럼 범행 당시 주민등록증이 발급되지 않은 미성년자들이었다. 성인이 돼 지문검색시스템(AFIS)에 관련 정보가 등록된 뒤 검거된 셈이다. 지문 재검색을 통해 붙잡힌 이들의 범행 수법은 침입절도(55%), 빈차털이(22.08%), 차·오토바이 절도(14.94%)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17년 지문 재검색을 통해 붙잡은 범죄 용의자 통계. 미성년자 절도 용의자가 가장 많았다. [경찰청]

2017년 지문 재검색을 통해 붙잡은 범죄 용의자 통계. 미성년자 절도 용의자가 가장 많았다. [경찰청]

 
자칫 영원히 미제사건이 될 뻔한 살인사건 용의자를 검거하는 성과도 있었다. 15년 전 부산 다방 여종업원 살해 사체유기 용의자 이모(42)씨는 서류에서 채취한 쪽지문을 유사 지문 1200개와 비교해 신원 확인을 거쳐 검거됐다. 쪽지문을 통해 용의자를 검거한 건 지문검색시스템 고도화 덕분이다. 경찰청이 보유한 지문자료 4억개의 지문 데이터베이스를 개선해 속도와 화질, 검색 정확도를 개선했다.

 
경찰은 지난 2010년부터 모두 4285건의 사건에 대해 지문 재검색을 벌여 이 중 총 604건을 해결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요 미제사건에 대해서는 매년 현장 지문 재검색을 실시할 계획이다. DNA 분석과 영상분석, 프로파일링 등 첨단 과학수사기법을 총동원해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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