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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고독사 왜 잦나…70대 기초수급자 또 고독사

중앙일보 2017.09.05 11:57
지난 6월 부산 동구 초량동에서 지병 등으로 숨진 뒤 4개월 만에 발견된윤모(613)씨의 약봉지. 고독사는 지병이 있는 1인 가구에 많이 일어난다 송봉근 기자

지난 6월 부산 동구 초량동에서 지병 등으로 숨진 뒤 4개월 만에 발견된윤모(613)씨의 약봉지. 고독사는 지병이 있는 1인 가구에 많이 일어난다 송봉근 기자

부산에서 또 고독사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4일 오후 5시 40분 부산진구의 한 주택에서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박모(72)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집주인은 “악취가 난다는 다른 세입자의 연락을 받고 방문을 열어보니 박씨가 숨져있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시신의 부패 정도로 미뤄 박씨가 2주 전 숨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6월부터 9월 4일까지 총 26명 고독사 집계
최근에는 돌봄에서 제외된 40·50대의 고독사 증가
부산시, 1인 가구 전수조사하는 등 대책마련 부심

 
박씨는 2년 전 아내가 숨진 이후 기초생활보장 수급대상자로 등록돼 혼자 거주해왔다. 직업 없이 주간에 외출했다가 야간에 귀가했다는 게 집주인의 진술이다. 경찰은 박씨가 6개월 전부터 가슴 통증을 호소했다는 유족의 진술에 따라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 중이다.
 
부산에서는 지난 6월부터 4일 현재까지 26명이 고독사했다. 고독사에 대한 통일된 정의와 통계자료는 없지만, 부산시는 홀로 임종을 맞이하고 사망 시점으로부터 3일 이후 발견된 경우를 고독사로 보고 통계를 잡고 있다.
고독사한 윤모(61)씨 사례.

고독사한 윤모(61)씨 사례.

 
이 같은 고독사가 왜 부산에서 잦을까. 부산은 서울시를 포함 7대 특·광역시 가운데 고령화율이 15.2%로 가장 높다. 7대 특·광역시의 고령화율은 대구 13.11%, 서울 12.75%, 광주 11.60%, 대전 11.22%, 인천 10.83%, 울산 9.12% 순이다.
 
특히 부산은 65세 이상의 독거노인 비율이 8.7%로 서울의 9.9% 다음으로 높다. 독거노인 비율은 대구 7.5%, 광주 6.7%, 인천·대전 각 5.6%, 울산 4.9% 등이다. 
 
고령화한 독거노인 비율이 높아 고독사가 많다는 게 시 분석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65세 미만 중·장년층 1인 가구의 고독사 발생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부산에서 6월 이후 고독사한 26명을 분석하면 65세 이상은 10명이었다. 또 40~50대는 11명이었다. 40~50대를 포함해 65세 미만 노인 이외의 고독사는 절반이 넘는 16명이나 된다. 
 
40~50대 중·장년의 고독사는 1인 가구의 돌봄 시스템이 주로 노인을 대상으로 할 뿐 중·장년층 1인 가구는 소외돼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1인 가구 비율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데다 저소득 미취업 청년층과 만성질환 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앞으로 고독사가 계속 증가할 전망이란 점이다. 
 
이에 부산시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우선 구청별로 1인 가구를 전수조사하는 한편 부산복지개발원에 맡겨 이달말까지 부산에서 발생한 고독사 자료를 수집하고 실태를 분석해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시의 복지부서인 사회복지과·장애인복지과·노인복지과·건강증진과·여성정책과 등과 협업체계를 구축해 1인가구 보호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동구청이 최근 KT와의 협약으로 동구 관내 고독사 고위험군 2000명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전화 자동 응답시스템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전화는 고독사 고위험군 가구에 정기적으로 자동으로 전화를 걸어 응답하지 않으면 복지담당 공무원이 출동하는 시스템이다.
 
서병수 시장은 오는 12일 노인 등의 1인가구가 많이 사는 동구 초량동을 방문해 ‘고독사 예방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이어 1인 가구에 대한 주민의 관심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한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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