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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공포 위협해도 한국에선 CF 스타 김정은

중앙일보 2017.09.05 11:28
 “어떤 도발에도 폭발하지 않는다.”
힐끗 옆을 째려보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날카로운 시선을 따라가면 부탄가스가 놓여있다.
요즘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좋은 부탄’의 광고 내용이다.
'좋은 부탄'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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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연이은 핵과 미사일 도발이 한국 사회에서는 유희의 대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독재자 이미지의 김정은은 최고의 CF 모델로 각광을 받는다.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오른 중국음식점 광고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다. “정은아~ 미안하다. 내가 먼저 터뜨린다!!”라는 문구와 함께 해당 점포의 메뉴 ‘핵탕수육’, ‘핵짬뽕’, ‘핵짜장’ 등을 소개하고 있다.  
또 얼마 전에는 미국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김정은이 서울 홍대 거리에서 함께 길거리 공연을 하는 내용의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 광고가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김정은이 등장한 한 중국음식점 광고 [사진 디시인사이드 주식갤러리]

김정은이 등장한 한 중국음식점 광고 [사진 디시인사이드 주식갤러리]

해외에서도 김정은은 인기 CF 스타 반열에 올라있다. 미국에서는 기혼자들의 데이트 알선 사이트로 화제가 됐던 ‘애슐리 메디슨’의 광고에 등장하는가 하면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좀처럼 알기 어려운 김정은의 소식을 알고 싶으면 데일리메일에 접속하라는’ 문구로 홍보하기도 했다. 또, 이스라엘의 햄버거, 폴란드의 보드카 광고에도 김정은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인터넷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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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는 김정은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게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글로리어스 리더’라는 게임에서 그는 백마나 돌고래를 타고 최신 미군 전력에 맞서는 무모한 캐릭터로 등장했다. 게임 말미에는 평양의 한 농구장에서 데니스 로드먼과 조우하기도 한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바른정당 의원은 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한의 위협과 관련해) 우리는 오히려 일상이 굉장히 평온하다. (핵실험 다음날에도) 서울에서 마라톤 대회를 했다”며 “얼마 전 북한이 미사일을 쐈을 때 (정부 조치로) 빠르게 대피했던 일본과 너무나 대비가 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북한이 ‘화염’ ‘불바다’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북미 관계가 갈등 국면에 다다랐을 때 한국의 평온한 분위기는 외신들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8월 9일자 기사에서 ‘한국민들의 놀랄 정도로 심드렁한 분위기(surprisingly blase)’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를 통해 거리에서 만나 본 한국 사람들의 반응은 극히 평온했다고 전했다.  
 
다른 미 언론들도 미국과 북한 간 “화염”과 “불바다”와 같은 거친 언어가 오가며 전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한 한국이 평온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9일(현지시간) ‘한국민들은 왜 자국 방어태세에 놀라울 정도로 태연자약할까? (South Koreans are surprisingly blase about civil defense. Why?)’라는 제목의 르포기사를 올리기도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도 당시 상황에 대해 한국인들은 북한발 안보 이슈를 오히려 주식 저가 매수의 기회로 여긴다는 기사를 내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그렇다고 북한의 위협에 따라 비상제품 사재기에 나서는 등의 대혼란이 일어나선 안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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