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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이상설'에 '릴레이 통화'로 대응한 文 대통령…관건은 중국 설득

중앙일보 2017.09.05 11:21
 북한의 6차핵실험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응은 미ㆍ일ㆍ러ㆍ독 정상과의 연쇄 전화통화였다.
 

문 대통령, 미일러독 정상과 연쇄통화서 "강한 압박" 동감대
트럼프 대통령과 '탄두 중량 제한 해제'에 전격 합의 성과
시진핑 주석 통화 추진…북핵 국제공조에 최대 분수령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4일 오전 11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시작으로 오후 9시45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10시 45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11시 30분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잇따라 통화했다.
 
청와대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 신경을 썼다. 북한의 6차 핵실험을 비롯해 지난달 29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했을 때, 지난 7월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시험 발사를 했을 때도 아베 총리보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늦게 접촉해온 상황이 반복되는데 대한 '한미공조 이상설'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밤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있다. 오른쪽 트럼프 대통령 사진은 연합뉴스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밤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있다. 오른쪽 트럼프 대통령 사진은 연합뉴스 자료사진.

 문 대통령은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ㆍ미 미사일지침에 따른 한국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해제하는데 전격 합의했다. 박정희 정부 말기인 1979년 첫 지침에서 한국의 탄도미사일을 ‘사거리 180㎞, 탄두 중량 500㎏’로 제한한 이후, 사거리는 800㎞까지 점진적으로 늘어났지만 탄두 중량은 그대로 유지돼 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탄두 중량 제한을 없앤 것은 38년만에 ‘미사일 주권’을 회복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사거리와 관련해선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과의 국제 관계 등을 고려해 추가 사거리 확대는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에선 “대북 원유 공급 중단과 북한 해외노동자 수입금지등 북한의 외화 수입원을 근본적으로 차단할수 있는 방안을 유엔 안보리에서 진지하게 검토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 채택된 유엔 결의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원유공급 중단에 반대했던 상황을 감안한 요구였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BRICS정상회의에서도 북한의 6차 핵실험을 규탄하는 선언문이 채택됐다. 선언문에서도 한반도의 핵문제는 오로지 외교적 방식으로 해결할수 있다고 합의했다”는 원론적 답변에 그쳤다.
 
문제는 결국 또 다시 중국이다.
 
북한에 대한 원유공급 중단을 위해선 중국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5일 기자들과 만나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통화요청을) 전달해놓은 상황이고, 그쪽에서 답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앙포토]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앙포토]

 
시진핑 주석은 10월 18일 집권 2기를 여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장기집권 플랜을 준비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시 주석의 국내 정치적 상황이 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제재 등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이번 핵실험과 관련해선 일부 태도 변화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핵실험 뒤 주중 북한대사관 고위 관리를 불러 항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원유 공급 중단에 대해선 “안보리 회원국의 토론으로 결정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지난 2003년 북핵 위기 속에서도 중국이 대북 압박을 위해 사흘간 원유 공급을 중단하자, 북한은 6자회담으로 복귀했던 전례가 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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