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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박성진? NASA 국장에 기후변화 회의론자 지명 논란

중앙일보 2017.09.05 11:1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차기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후보가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핵심은 그가 과학을 부정하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창조론’ 옹호자라는 사실이 알려져 사퇴 압박을 받는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전투기 조종사 출신 하원의원 브리든스타인
"기후는 원래 변해…인간과 기후 변화 무관"
과학자들 "기후변화 연구하는 NASA에 부적격"

차기 NASA 국장 후보자로 지명된 짐 브리든스타인 하원의원. [사진=위키피디아]

차기 NASA 국장 후보자로 지명된 짐 브리든스타인 하원의원. [사진=위키피디아]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백악관은 지난 1일(현지시간) 짐 브리든스타인(42) 하원의원(공화·오클라호마)을 차기 NASA 국장으로 지명했다.  
해군 전투기 조종사로 이라크·아프간 전쟁에 참전했으며, 2008~2010년 오클라호마주의 털사 항공우주박물관 관장을 역임했다. 2012년 의회에 입성해 현재는 하원 과학·우주·기술위원회에 소속돼 있다.
 
찰스 볼든 주니어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당일 자리에서 물러난 뒤 NASA는 7개월 이상 국장 대행 체제로 운영 중이다. 그가 공식 취임한다면 선출직 정치인 출신의 첫 NASA 국장이 된다.
 
군사 부문에 경험이 쏠려 있지만, 브리든스타인은 나름 우주에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해엔 ‘아메리카 우주 르네상스 법안’을 발의했고, 화성 탐사에 집중했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을 수정해 달로 돌아가야 한다는 자신만의 주장도 펼쳤다. 
지난해엔 블로그를 통해 “지금이 우리의 스푸트니크 모멘트(구소련의 인공위성 발사로 충격받은 뒤 역전의 계기를 마련한 데서 나온 용어)”라며 “미국은 영원한 최고의 우주여행 국가가 돼야 하며, 달이 그에 이르는 길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관심은 있지만, 전문성이 부족한 정치인에게 NASA를 맡기는 데 대한 여론은 좋지 않다. 더 큰 문제는 그가 트럼프 대통령처럼 기후 변화를 부정한다는 사실이다.  
미 공영방송 NPR에 따르면 그는 인간의 행동과 기후 변화는 무관하다고 믿는다. 지난해 월간 ‘아에로스페이스 아메리카’ 인터뷰에서 그는 “기후는 변화하고 있다. 언제나 변한다. 내연기관이 개발되기 한참 전, 지구가 오늘날보다 더 더웠던 때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온난화 연구에 예상보다 30배 더 많은 돈을 지출했다”고 비판했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 팩트체크 사이트 ‘폴리티팩트’는 이같은 주장이 대부분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이같은 시각은 특히 과학자들 사이에 우려를 낳고 있다. 기후 변화를 부정하는 사람이 어떻게 연구의 큰 축을 담당하는 NASA를 이끌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런 논란 탓에 상원 인준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NPR은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공화·플로리다) 등이 이미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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