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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중생 폭행 가해 학생들, 이 판사 만날 수도 있다

중앙일보 2017.09.05 10:58
[사진 SBS, 연합뉴스]

[사진 SBS, 연합뉴스]

부산 여중생들이 또래 여중생을 폭행해 피투성이로 만든 사건이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소년법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에 참여한 네티즌이 5일 오전 기준 10만명을 넘는 등 국내법이 청소년에게 지나치게 온정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에 네티즌 이목이 쏠리고 있다.
 
천 판사가 재조명되는 이유는 그가 과거 한 방송에서 학교폭력 가해 학생들에게 냉철한 반응으로 처벌을 내리는 모습이 소개된 적 있기 때문이다. 또 이른바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을 주도한 가해 학생들이 재판에 넘겨질 경우 천 판사를 만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면서다. 2013년 방송된 SBS 신년특집 스페셜 '학교의 눈물'에서는 당시 창원지방법원에서 근무하던 천 판사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당시 방송을 통해 공개된 천 판사의 모습을 소개한다.
 
# "우리 애는 그럴 애가 아니다"라는 가해 학생 부모 말에 


[사진 SBS 방송 캡처]

[사진 SBS 방송 캡처]

천 판사는 "(우리 애는) 그런 쪽으로 절대 빠질 애가 아니다"라는 가해 학생 부모 말에 "빠질 애가 아닌 게 아니라 그 아이들이 그렇게 놀고 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또 "일진은 아니다"라는 말에는 "자기들끼리 무리 지으면 그것이 일진이다. 그걸 모르고 있는데 아이 교육은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다. "(피해자 측이 요구한) 700만원 합의금이 너무 과했다"는 말에는 "피해자 마음을 이해할 수 없는 출발점에 서지도 못하고 있다. 이해하고 끝낼 사항이 아니라는 걸 분명 알고 있는데 왜 이해를 안 하려고 하냐"고 일침을 가했다.
 
# 가해 학생들에게도 엄격한 모습
 
[사진 SBS 방송 캡처]

[사진 SBS 방송 캡처]

[사진 SBS 방송 캡처]

[사진 SBS 방송 캡처]

◆1400만원 가까이 갈취한 학교폭력 가해자들에게=천 판사는 피해 학생을 헤어드라이어로 온몸을 묶어 바다에 빠트린다고 위협하거나 돈을 상납하지 않는다고 폭행하고 112회에 걸쳐 1400만원 가까이 갈취한 가해 학생들에게 "한 애를 이렇게 집중적으로 괴롭히면 그 아이는 자살을 안 한 것이 참 다행이라 할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다. "한 번 봐주세요" "판사님. 한 번만 용서해주세요"라는 가해 학생들 말에도 천 판사는 "안 돼. 안 바꿔줘. 바꿀 생각 없어. 빨리 돌아가"라고 냉정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 SBS 방송 캡처]

[사진 SBS 방송 캡처]

◆7번 돈 갈취하고 밤 11시에 찾아가 돈을 빼앗은 학생들에게는= 천 판사는 "죄송하다. 그런 일 없을 것이다"라는 가해자들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 아이를 지긋지긋하게 괴롭힐 때 이렇게 될 줄 몰랐어?"라고 다그쳤다.
 
[사진 SBS 방송 캡처]

[사진 SBS 방송 캡처]

◆'전교 9등'이라는 가해자에게는=천 판사는 이 학생에게 "공부만 잘하면 되나"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언니들이 돈을 가져오라고 했다"는 항변에도 "그럼 네 돈을 줬어야 했다"고 꾸짖었다.

 
천 판사는 현재 부산에서 소년부 범죄를 다루는 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로 재직하고 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부모와 가족을 대신해 비행 청소년들을 보호해 주는 '대안 가정'인 청소년 회복센터를 만들기도 했다. 지난해 알려진 바에 의하면 그는 6년째 소년범죄를 담당하며 9000명이 넘는 청소년들에게 '호통'을 쳐왔다. 
 
사진은 여중생 2명이 피해자를 폭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사진은 여중생 2명이 피해자를 폭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한편 부산의 여중생들이 또래 여중생을 폭행해 피투성이로 만들고 무릎을 꿇려 찍은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확산하며 이 사건을 계기로 만 18세 범죄자의 최대 형량을 징역 15년(특정강력범죄는 20년)으로 제한한 소년법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파문이 커지자 경찰은 폭력을 주도한 학생들은 만 14세 이상으로 소년법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 불구속 입건 상태인 가해 여중생 2명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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