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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은 저소득층 학생에게만…성적장학금 폐지 확산

중앙일보 2017.09.05 07:21
[사진 서강대]

[사진 서강대]

서강대가 내년 1학기부터 성적 기준으로 주던 성적장학금을 폐지하고 가정형편을 고려한 장학금으로 전환한다. 서강대를 비롯해 대학가에서 성적장학금이 축소될 기미가 보이자 학생들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사진 서강대 홈페이지]

[사진 서강대 홈페이지]

서강대는 지난 1일 홈페이지를 통해 "2018학년도 1학기부터 성적장학금(성적향상장학금·글로벌장학금I)을 폐지하고 확보된 예산으로 다산장학금(가계곤란장학금)으로 전액 배정한다"고 밝혔다. 서강대 측에 따르면 성적장학금은 경제적 부담이 없어 상대적으로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고소득층 학생이 대부분 수혜층이라고 한다. 경제적 부담이 큰 저소득층 학생은 학비와 생활비 확보를 위한 아르바이트 등으로 학업에 집중할 시간이 부족해 성적장학금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 학교 측 설명이다. 대학 정보 공시 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서강대의 성적장학금은 약 15억원(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교내 장학금 약 15%를 차지했다. 
 
국내 대학 가운데 성적우수자에게 주는 장학금을 전면 폐지한 것은 고려대에 이어 서강대가 두 번째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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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는 지난해 1학기부터 성적장학금 예산을 저소득층 장학금과 학생자치 장학금 등으로 배정했다. 고려대는 성적장학금을 없애고 그 예산(34억원)을 저소득층 장학금, 학생자치 장학금 등으로 배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저소득층 장학금 예산은 91억1500만원(전체 214억원)으로 2015년(77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기초생활수급자에겐 매달(방학 포함) 30만~50만원의 생활비를 지원했다.
 
고려대·서강대뿐 아니라 성적장학금을 줄이거나 없애고 저소득층 학생 지원을 늘리는 대학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양대는 가계곤란장학금 비중을 기존 30%에서 지난해 40%로 올렸다. 이화여대는 2015년부터 한 학기 성적이 3.75점 이상인 학생 모두에게 50만원씩 지급했던 '우수 2' 장학금을 폐지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주는 장학금을 확대했다. 
 
성적장학금 폐지 소식은 학교 내에서도 뜨거운 감자다. 서강대학생들이 익명으로 고민 등을 털어놓는 페이스북 페이지 '서강대학교 대나무숲'에서는 성적장학금 관련 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공부 열심히 해서 성적장학금으로 다니고 있었는데 공부할 맛이 안난다. 자부심 가지고 열심히 다녔는데 편입이라도 해야할 것 같다" 등 성적장학금 폐지에 불만인 글과 "공부는 성적장학금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억울할 것은 알지만 장학금이 몽땅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대안은 많다"는 반박이 맞섰다.
 
성적장학금 폐지를 최초 도입했던 고려대는 도입 당시엔 '학습 의욕을 꺾는다'는 비판도 받았지만 현재는 구성원 다수가 지지하는 분위기로 전해진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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