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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직장' 채간 인사 청탁…"KAI, 유력인사 자녀 불법채용"

중앙일보 2017.09.05 06:39
KAI 서울사무소. [연합뉴스]

KAI 서울사무소. [연합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군 관계자, 지방자치단체 고위 공직자 등 유력 인사들의 청탁을 받고 학점 조작 등을 통해 무더기로 정규직 사원을 채용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4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KAI의 경영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이용일 부장검사)는 지원 서류를 조작하는 등의 방식으로 10여명을 부당하게 사원으로 뽑은 혐의(업무방해 및 뇌물공여)로 회사 인사 최고책임자인 이모 경영지원본부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본부장은 2015년 무렵부터 공채 지원자의 서류를 조작하는 등의 방식으로 서류전형조차 통과하지 못한 10여명을 정규직 사원으로 채용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수사 결과, 한 채용자는 대학 평균 학점이 2점대에 불과해 3.5점 이상을 요구하는 KAI의 전형 자격에 해당하지 않았는데도 정규직 사원으로 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불법 채용된 직원 중에는 현직 지상파 방송사 고위 관계자 A씨, 지방자치단체 고위 관계자 B씨, 보도 전문채널 간부급 인사 C씨의 아들이 포함됐다. C씨는 친박계 의원의 친동생으로 전해졌다. 
 
전직 공군참모총장 D씨의 경우 자신이 데리고 있던 공관병이 자격 미달인데도 입사하도록 채용 비리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KAI 사정에 밝은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KAI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꿈의 직장' 중 하나로 불릴 만큼 경쟁이 치열해 직군데 따라 경쟁률이 200대1을 넘기기도 한다"며 "문제가 된 청탁대상자들은 서류심사조차 통과하지 못할 정도였지만 이 본부장 지시에 따라 입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본부장으로부터 인사 기준을 어기고 청탁받은 지원자들을 채용했다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채용 비리 규모가 대규모라는 점에서 최고 경영자인 하성용 전 대표의 적극적인 승인 또는 묵인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향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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