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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 아담한 당신, 키높이 깔창부터 버려라

중앙일보 2017.09.05 01:00 종합 19면 지면보기
8월 26일 방송된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키 작은 남자 연예인이 대거 등장했다. 고정 출연자 하하(1m71.5㎝)를 필두로 유병재(1m62.5㎝)·양세형(1m66.3㎝)·쇼리(1m63.7㎝)·하성운(1m67㎝) 등이 함께했다. 이들은 “키 작은 사람들의 억울함을 대변하겠다”는 의미로 ‘작아(작고 아름다운) 파티’를 기획하며 단신으로서의 갖가지 고충을 털어놨다.
 

키 작은 남자 당당하게 옷입기
산뜻한 컬러 재킷, 화려한 타이 등
눈길 끄는 아이템으로 시선 분산
바짓단·통 함께 줄이면 실루엣 살아
“키보다 스타일로 승부해야 멋있어”

당연히 옷입기도 그중 하나였다. “찢어진 청바지를 사면 무릎 부분이 생각보다 아래 있다”는 등의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에피소드를 공유했다.
 
웃자고 만든 방송이지만 실제로 아담한 남자들의 옷 입기에는 난관이 많다. 일단 사기부터 쉽지 않다. 마에스트로·갤럭시·캠브리지 멤버스 등 국내 정장 브랜드들이 표준으로 삼는 신장 사이즈는 1m70~1m75㎝다. 일부 업체는 1m65㎝가 최소 사이즈이지만 워낙 소량 제작이라 웬만한 매장에서는 구하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캐주얼 브랜드는 아예 사이즈가 M(미디엄)·L(라지)인 경우가 대다수다. 포털사이트의 지식 검색에서는 “(큰 옷 줄이느라) 수선비가 옷값보다 더 많이 나온다” 등의 하소연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165~170㎝ 남성용 인터넷몰 10여 곳
[Tip] 힙합 래퍼 도끼(1m60㎝)는 화려한 프린트의 티셔츠와 모자, 액세서리로 시선을 상반신으로 이끄는 옷차림을 즐긴다.

[Tip] 힙합 래퍼 도끼(1m60㎝)는 화려한 프린트의 티셔츠와 모자, 액세서리로 시선을 상반신으로 이끄는 옷차림을 즐긴다.

 
더구나 요즘처럼 품이나 길이를 넉넉히 입는 오버사이즈가 유행할 땐 멋을 부리기가 더 만만치 않다. 패션 마케터 한성륜(29)씨는 “내 키가 1m73㎝인데도 워낙 옷이 크게 나오다 보니 코트나 재킷 주머니가 아래로 내려가 있는 디자인이나 바지 밑단에 장식이 있는 옷은 아예 입어볼 생각조차 못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비관할 필요는 없다. 이런 현실을 반영한 틈새 시장 역시 활발하기 때문이다. 아담한 남자들을 겨냥하는 인터넷 쇼핑몰만 10여 개가 넘는다.
 
예컨대 쇼핑몰 ‘키작은남자’는 1m60~1m75㎝ 남자들을 위해 기성복 사이즈보다 한 단계씩 작거나 짧은 옷을 주로 선보인다. 이 업체 채가영 주임은 “수선할 필요없는 딱 맞는 바지가 인기 품목”이라며 “180㎝대 모델을 쓰는 일반 쇼핑몰과 달리 우리 모델은 1m68~1m72㎝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Tip] 패션쇼 기획자 김선태(1m65㎝)씨처럼 마른 체형은 남녀가 같이 입는 유니섹스 브랜드나 여성복 큰 사이즈까지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오른쪽은 샤넬 트위드 재킷을 멋지게 소화하는 지드래곤. [사진 김선태, 중앙포토]

[Tip] 패션쇼 기획자 김선태(1m65㎝)씨처럼 마른 체형은 남녀가 같이 입는 유니섹스 브랜드나 여성복 큰 사이즈까지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오른쪽은 샤넬 트위드 재킷을 멋지게 소화하는 지드래곤. [사진 김선태, 중앙포토]

 
옷도 옷이지만 관건은 어떻게 스타일을 살려 입는가다. 바지와 상의 길이를 짧게 하라거나 상반신에 포인트를 주라는 조언은 교과서 같은 기본 팁. 비법은 따로 있다. 1m65~1m70㎝ 키를 남다른 감각으로 살려내는 패션계 종사자들이 몸소 깨우친 실전 노하우다.
 
가장 먼저 꼽을 만한 건 ‘단점을 이용하라’다. 패션쇼 연출·기획자인 김선태(28)씨는 아담하면서 마른 체형이다. 웬만한 여자 옷이 맞는다. 그는 이 점을 활용해 남녀 구분 없는 유니섹스 브랜드를 즐겨 찾는다. 지드래곤이 여성복 샤넬의 트위드 재킷을 멋스럽게 소화하는 것도 비슷한 사례다. 김씨는 “매니시하게 입는 여성 스타일을 참고해 옷을 고르면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진다”고 말했다.
 
[Tip] 이헌(1m68㎝) 패션 컨설턴트는 아담한 남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더블 브레스트를 즐겨 입는다. 산뜻한 컬러와 무늬라면 그 자체로 주목도가 높아지기 때문. [사진 이헌]

[Tip] 이헌(1m68㎝) 패션 컨설턴트는 아담한 남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더블 브레스트를 즐겨 입는다. 산뜻한 컬러와 무늬라면 그 자체로 주목도가 높아지기 때문. [사진 이헌]

이헌(43) 패션 컨설턴트는 “상식을 깨라”고 말한다. 단추가 두 개씩 달리는 더블 브레스트 재킷이나 가로 줄무늬, 큼직큼직한 무늬는 키를 작아 보이게 한다는 게 정설. 하지만 그는 “가로 줄무늬라도 가령 빨간색이라면 주목도를 높이면서 시선이 퍼지지 않는다”면서 “재킷의 컬러가 산뜻하다거나 커다란 물방울 무늬 타이를 매면 그 자체로 시선을 끌어 키가 크다, 작다라는 게 큰 인상을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가수 윤종신, 힙합 래퍼 도끼, 배우 이동휘 등이 화려한 디자인의 옷을 입으며 ‘패셔니스타’로 꼽히는 것도 이런 조언을 뒷받침한다.
 
재킷은 품이 넉넉한 것 골라 어깨 수선
 
[Tip] 김현수(1m67㎝) 아담스피치 대표가 알려주는 바지 스타일링 팁. 길이는 발등이 보이도록 짧게, 또 통은 무릎부터 복숭아뼈까지 살짝 줄여 본래의 실루엣을 유지한다. [사진 김현수]

[Tip] 김현수(1m67㎝) 아담스피치 대표가 알려주는 바지 스타일링 팁. 길이는 발등이 보이도록 짧게, 또 통은 무릎부터 복숭아뼈까지 살짝 줄여 본래의 실루엣을 유지한다. [사진 김현수]

남성백 브랜드 아담스피치 김현수(37) 대표와 패션 브랜드 이벤트 담당자인 민효기(30)씨는 작지만 큰 차이를 만드는 비결을 제시한다. 가령 김 대표는 바지 길이를 줄일 땐 무릎부터 복숭아뼈까지 통을 살짝 줄여 입는다. 길이만 줄일 때보다 원래 모양이 지닌 전체적인 실루엣을 유지해주기 때문에 수선비가 더 들더라도 고집하는 부분이다. 민씨는 재킷을 고를 때 몸통이 살짝 여유 있는 옷을 찾아 어깨를 수선한다. “키 작은 사람들이 딱 맞는 옷을 입으려고 사이즈를 몸통에 맞추다 보면 어깨가 죄어 들어 보기 안 좋다는 걸 몸소 체험했다”고 말한다.
 
자신만의 스타일링 원칙을 지닌 이들이 공통적으로 거부하는 게 있다. 키높이 신발 깔창을 깔지 않는 것. 김현수 대표는 “1m83, 1m85㎝도 아닐 바에야 차라리 스타일로 승부하는 남자가 멋져 보이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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