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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당선

중앙일보 2017.09.05 01:00 종합 26면 지면보기
중앙일보 <2017년 8월 28일 34면>
안철수, 집권 세력의 독선·오만 막는 야당 만들라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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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의원이 어제 국민의당 전당대회에서 유효투표의 51.1%를 얻어 새 대표로 선출됐다. 정동영(28.4%)·천정배(16.6%)·이언주(3.9%) 의원에 비해 큰 표 차를 냈다고 할 수 있으나 과반 기준엔 겨우 턱걸이로 통과했다. 자칫 며칠 후 결선투표를 또 한번 치를 뻔했다.
 
안철수의 아슬아슬한 승리는 바람 앞 촛불 같은 ‘안철수 야당’의 시련을 상징한다. 그는 대선 패배와 이어 터진 제보 조작 사건의 정치 책임자로 몰려 정계 은퇴의 압박까지 받았다. 국민의당 역시 같은 호남에 지역 기반을 둔 집권 더불어민주당의 눈치를 보면서 흐리멍덩한 정체성에 내분까지 겹쳐 흡수통합론·정계개편론의 먹잇감이 되었다. 이러니 39명의 의석을 가진 원내 3당의 위상에도 불구하고 바른정당·정의당에도 못 미치는 5%대 지지율을 헤맸던 것이다.
 
안철수 대표는 상황의 거대한 반전을 이뤄내지 못하면 본인의 정치적 미래뿐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를 전후해 당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안 대표의 국민의당이 수행해야 할 가장 큰 임무는 청와대와 민주당 집권 세력이 휘두르는 독선과 오만을 막아내는 것이다. 집권 세력은 문재인 대통령의 소통과 탈권위 덕분에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집단사고, 코드인사, 사법부 무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에 젖어 언제 내리막길로 접어들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이다. 집권층의 전형적 권력 도취 현상인데 이는 야성(野性)이 펄펄 살아 있는 야당 지도자가 아니면 제어할 방법이 없다. 제1야당인 홍준표 대표의 자유한국당이 야당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만큼 새로 정비된 제2야당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다.
 
안철수 대표는 2012년 정계 입문 이래 적대적 공생으로 활개 치는 좌우·양극단 정치를 비판하고 중도·실용 정치를 추구해 왔다. 안철수 정치가 회생하면 한국 정치에 다당제 정치도 뿌리내릴 것이니만큼 그의 분발을 기대한다.
 
한겨레 <2017년 8월 28일 27면>
대선 패배 ‘성찰’ 없이 정치 일선 복귀한 안철수 대표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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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가 27일 열린 국민의당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로 선출됐다. 5·9대선에서 패배한 지 100여 일 만의 정치 일선 복귀다. 대선 패배와 뒤이은 ‘제보 조작 사건’으로 심각한 위기에 몰렸던 안 대표로선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제3당인 국민의당이 안철수 대표의 지휘 아래 국민 뜻을 최우선으로 받드는 정당으로 나가길 바란다.
 
대선에서 2위를 했던 홍준표 후보는 이미 자유한국당 대표로 정치 일선에 복귀했다. 대선 이후 넉 달이 채 지나기 전에 득표 1, 2, 3위의 후보가 한 사람은 대통령으로, 다른 두 사람은 야당 대표로 정치를 함께 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진 셈이다. 과거엔 대선에서 지면 상당 기간 정치활동을 중단하고 새로운 도약을 모색했는데, 이젠 학교 회장 선거에 떨어진 것처럼 아무렇지 않은 일이 된 듯싶다. ‘대선 패배’에 담긴 국민의 뜻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안 대표가 다시 국민 지지를 얻으려면, 경선 승리의 기쁨에 앞서 대선 패배에 대한 겸허한 자기비판과 반성을 하는 게 꼭 필요하리라 본다. 정치의 목표가 단지 권력 쟁취가 아니라면, 지난 대선에서 한때 지지율 1위에 올랐던 자신이 왜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는지 철저하고 뼈아픈 성찰을 해야 한다. 그런데 안 대표는 국민의당 대선평가위의 면담 요청을 여러 차례 거절했고, 결국 대선평가서는 후보였던 안 대표의 참여 없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과거를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나가려는 모습에서 국민들이 회의적 시선을 거둘 수 없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안 대표는 당선 직후 “결연한 심정으로 제2 창당의 길, 단단한 대안야당의 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단호하게 싸우는 선명한 야당이 되겠다”고 말했다. 야당이 정권의 잘못을 강하게 비판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정부·여당 비판만으로 국민의당 미래가 열리지는 않을 것이다. 대선의 참담한 패배는, 내용을 갖추지 못한 채 ‘대안 세력’이란 기치만으로는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걸 여실히 보여줬다. ‘정부 비판’이나 ‘극중(極中)주의’만으로 국민 신뢰를 받는 야당으로 우뚝 서긴 어렵다.
 
새 정부의 개혁과 ‘적폐 청산’에 협조할 건 협조하고, 잘못된 정책은 비판하면서 당명 그대로 국민 뜻을 무겁게 여기는 정당으로 이끌어가기를 바란다. 안 대표의 상징과 같은 ‘새 정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되살릴 수 있길 바란다.
 
논리 vs 논리
집권 여당에 대한 견제 역할 강조 vs 대선 패배 반성 없는 조기 등판 비판
(단계1) 공통 주제의 의미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당 임시 전국 당원 대표자 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안철수 대표가 축하 꽃다발을 받아 들었다. [뉴시스]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당 임시 전국 당원 대표자 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안철수 대표가 축하 꽃다발을 받아 들었다. [뉴시스]

안철수 전 의원이 국민의당 대표 경선에서 승리해 지난 5월 대통령 후보로 나섰다가 패한 지 110일 만에 한국 정치의 전면에 재등장했다. 8월 27일 국민의당 전당대회에서 안철수 전 대선후보는 절반을 약간 넘는 51.1%의 득표율을 올려 가까스로 결선투표를 면할 수 있었다. 정동영(28.4%)·천정배(16.6%)·이언주(3.9%) 의원에 비해서는 큰 표 차를 냈지만 과반 기준은 간신히 넘어섰기 때문이다. 안철수 전 의원은 전당대회가 열리기 전부터 당 대표 출마 자체에 대한 찬반 양론이 극명하게 갈렸을 뿐 아니라 일각에서는 정계 은퇴까지 거론했을 정도로 위기에 빠졌던 만큼 이번 승리로 정치적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도 있다. 안 대표 개인뿐 아니라 국민의당도 매우 심각한 위기 상황을 탈피할 수 있느냐의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됐다. 대표 경선 과정에서 안 후보는 줄곧 개인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회복 불능 상태인 당을 살리기 위해서라는 출마의 변을 강조했고, 결국 당 대표가 됨으로써 이런 자신의 공약을 지켜야 하는 책임을 지게 됐다.
 
과거 안 대표가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그랬듯이 이번에도 정치인 안철수에 대한 평가는 극명에게 갈린다. 다시 국민의당 대표가 된 안철수 전 의원에 대한 평가와 기대 역시 다르게 나타난다. 중앙과 한겨레의 사설도 제목에서부터 분명한 시각차를 나타낸다. 중앙은 ‘안철수, 집권 세력의 독선·오만 막는 야당 만들라’인 데 반해 한겨레는 사설 제목이 ‘대선 패배 ‘성찰’없이 정치 일선 복귀한 안철수 대표’였다. 중앙은 야당 대표로서 집권 여당에 대한 강력한 견제 역할을 강조한 반면, 한겨레는 대선 패배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부재를 먼저 지적하고 있다.
 
(단계2) 문제 접근의 시각차
 
중앙과 한겨레 모두 국민의당과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가 위기에 처한 현실적 상황 인식에서는 차이가 없다. 두 신문이 함께 대선 패배와 이어 터진 제보 조작 사건에 대한 정치적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이를 강조하는 근거와 앞으로 안 대표와 국민의당이 나아가야 할 정치적 방향과 과제를 제시하는 데 이르러서는 상당히 결이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중앙은 안 대표와 국민의당이 수행해야 할 가장 큰 임무가 “청와대와 민주당 집권 세력이 휘두르는 독선과 오만을 막아내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 집권 세력이 “문재인 대통령의 소통과 탈권위 덕분에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집단사고, 코드인사, 사법부 무시, ‘내로남불’에 젖어 언제 내리막길로 접어들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집권층의 전형적 권력 도취 현상인데 이는 “야성이 펄펄 살아 있는 야당 지도자가 아니면 제어할 방법이 없다”는 구체적인 주문까지 하고 있다.
 
반면 한겨레는 안 대표의 대선 패배 책임론과 이에 따른 반성의 부재를 거듭 지적한다. 과거엔 대선에서 지면 상당 기간 정치활동을 중단하고 새로운 도약을 모색했는데 “이젠 학교 회장 선거에 떨어진 것처럼 아무렇지 않은 일이 된 듯싶다”는 말로 안 대표의 조기 등판을 비판한다. 정치의 목표가 단지 권력 쟁취가 아니라면 “지난 대선에서 한때 지지율 1위에 올랐던 자신이 왜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는지 철저하고 뼈아픈 성찰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야당이 정권의 잘못을 강하게 비판하는 건 당연하지만 지난 대선 패배의 원인이었던 “내용을 갖추지 못한 채 ‘대안 세력’이란 가치만으로는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단계3) 시각차가 나온 배경
 
중앙은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에 강력한 야당의 역할로 집권 세력의 오만과 독선을 견제해 달라는 주문과 함께 안 대표의 중도·실용 정치에 대한 기대감을 표한다. 안철수 대표는 2012년 정계 입문 이래 “적대적 공생으로 활개 치는 좌우·양극단 정치를 비판하고 중도·실용 정치를 추구해 왔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안철수 정치가 회생하면 “한국 정치에 다당제 정치도 뿌리내릴 것이니만큼 그의 분발을 기대한다”는 것이다.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이에 반해 한겨레는 분명히 다른 시각차를 나타낸다. 먼저 “정부 비판이나 극중주의만으로 국민 신뢰를 받는 야당으로 우뚝 서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다. 새 정부의 개혁과 적폐 청산에 “협조할 건 협조하고, 잘못된 정책은 비판하면서 당명 그대로 국민의 뜻을 무겁게 여기는 정당으로 이끌어가고 안 대표의 상징과 같은 새 정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되살릴 수 있길 바란다”는 점을 주문한다.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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