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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경제 용어] 주택 채권 입찰제

중앙일보 2017.09.05 01:00 경제 9면 지면보기
분양가 상한제와 함께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주택 채권 입찰제’예요. 분양가와 주변 아파트 시세 간 격차가 클 경우 분양받는 사람이 채권을 매입하도록 해 시세차익 일부를 국고로 환수하는 제도입니다. 새 아파트 분양가와 인근 아파트값의 차이가 커 과도한 차익이 생기는 것을 막는 게 그 목적이죠.
 

주변 시세보다 크게 쌀 경우
분양받을 때 채권 사게 해
시세차익 일부 국고로 환수

좀 어려운가요. 예를 들어 입주한 지 3년 된 아파트값이 7억원인데 새 아파트 분양가가 6억원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당첨만 되면 1억원을 챙길 수 있다는 기대감에 너도나도 청약에 나서겠죠. 분양가를 낮추려는 정책이 오히려 시장 불안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셈이에요.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 채권 입찰제입니다. 2006년 분양가 상한제와 함께 도입됐고, 그해 분양한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와 2007년 공급한 고양시 일산2지구 ‘휴먼시아’에만 적용됐어요.
 
당시 채권 입찰제는 전용면적 85㎡ 초과 주택을 대상으로 했어요. 85㎡ 이하는 무주택 서민들을 대상으로 저렴한 주택을 공급한다는 이유로 실시하지 않았죠. 중대형 주택에 청약하면 분양가 외에 2종 국민주택채권을 추가로 매입해야 했습니다. 주변 시세의 90%(2007년 8월 이후 80%) 이하에서 청약자가 써낸 채권매입액이 많은 순서대로 당첨자를 뽑는 방식이었어요.
 
그러나 2008년 이후엔 금융위기 여파로 집값이 내려가면서 분양가와 주변 시세의 격차가 확 줄어 ‘있으나 마나’한 제도가 됐습니다. 이후 2013년 5월 주택청약 규제 완화와 함께 폐지됐어요.
 
최근 정부의 부동산 추가 대책으로 이를 다시 도입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어요. 분양가 상한제만으로는 분양가와 관련된 문제점을 잡는 데 역부족일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논란의 소지가 있어요. 정부가 채권 입찰제로 차익을 환수하면 실제 분양받는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는 분양가 인하 효과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채권액이 간접 분양가와 다름없으니까요.
 
또 내년부터 재건축으로 거둔 이익의 최고 50%를 부담금으로 내야 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채권 입찰제까지 맞물리면 지나친 사유재산 침해가 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황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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