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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폐기 땐 미국이 더 손해”

중앙일보 2017.09.05 01:00 경제 3면 지면보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폐기되면 미국 측의 손실이 한국 측보다 더 클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4일 “한·미 FTA가 종료되면 대미(對美) 공산품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2억6000만 달러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연구원·농촌경제연구원과의 공동 분석 결과다. FTA 폐기 시 미국으로부터의 공산품 수입이 대미 공산품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한다는 이유에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공동분석
대미 수출 2%, 수입 4.3% 줄지만
한국 흑자는 2억6000만 달러 증가

지난해 대미 공산품 수출은 655억7000만 달러, 미국으로부터의 공산품 수입은 364억4000만 달러로 대미 공산품 무역수지는 291억2000만 달러 흑자였다. 하지만 FTA가 폐기됐을 경우 지난해 대미 수출은 642억5000만 달러로 2.0% 줄어들 것으로,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348억6000만 달러로 4.3%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 경우 공산품 무역흑자는 293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의 실제 흑자보다 2억6000만 달러 더 많아진다는 게 KIEP의 계산이다. FTA 폐기 시의 공산품 관세 절감 효과도 한국 제품은 지금보다 11억6000만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미국 제품은 이보다 더 큰 13억2000만 달러의 감소 폭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농산물 분야에서도 미국은 연간 7억7000만 달러 정도의 막대한 관세 절감 혜택을 상실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한국의 농산물 관세 절감 혜택 상실 예상액은 2000만 달러에 그쳤다. 김영귀 KIEP 연구위원은 “관세 절감 혜택이 사라지면 미국에서 수입되던 농산물 중 일부는 한국의 FTA 체결국인 유럽연합(EU)·호주·뉴질랜드·캐나다 등으로 수입선이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역협회는 4일 배포한 입장자료에서 “한·미 FTA를 폐기할 경우 두 나라 모두 수입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며,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제품을 이용해 온 소비자들도 결국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FTA는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는, 끔찍한 협정”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서도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은 경제와 산업구조, 경기사이클 등 두 나라의 거시경제적 차이에 의한 것이지, 한·미 FTA가 원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무역협회는 “협정 폐기에 이르지 않도록 양국이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진지하게 대화를 이어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세종=박진석 기자, 김유경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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