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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은행 연체이자, 선진국 수준으로 인하”

중앙일보 2017.09.05 01:00 경제 1면 지면보기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4일 연체금리 인하와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 확대를 담은 금융개혁 과제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북한 핵실험 관련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한 최 위원장. [뉴시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4일 연체금리 인하와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 확대를 담은 금융개혁 과제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북한 핵실험 관련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한 최 위원장. [뉴시스]

금융 당국이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한 차주에게 적용되는 연체 가산금리를 인하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다. 취약계층의 금리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조치다. 현행 연체 가산금리는 3~5%의 대출금리에다 6~9%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붙여 15% 수준이다. 금융 당국은 또 수도권과 투기과열지구 등 일부 지역에만 국한해 적용되고 있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금융개혁 과제 추진 방안 발표
규제 완화는 소비자 중심으로 추진
DTI 규제 전국에 확대 적용 계획
은산분리, 인터넷전문은행은 예외
제3의 인터넷뱅크 인가도 검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새 정부의 금융개혁 과제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최 위원장이 밝힌 새 정부 금융정책의 핵심은 ▶소비자 중심으로 ▶금융 질서는 세우되 ▶규제는 풀겠다는 내용이다. 금융 당국은 이를 위해 ‘생산적 금융’과 ‘포용적 금융’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각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개편 방안을 마련 중이다.
 
연체 가산금리 인하는 대표적인 소비자 중심의 금융개혁 방안으로 꼽힌다. 최 위원장은 이날 “(금융사들이) 가격산정방식에 대한 투명한 공개와 충분한 설명 없이 각종 비용을 과도하게 부과하는 등의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말한 뒤 연체 가산금리 문제를 지적했다.
 
인하 규모는 해외 금융 선진국의 사례에 준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연체 가산금리 체계를 지적하며 “미국은 약정금리에 붙이는 가산금리가 3~6%포인트 정도에 그친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또 DTI 규제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 위원장은 “DTI 전국 확대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DTI는 채무자 상환 능력을 보는 것이라 지역에 따라 차등화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대출 심사 시 상환을 위한 소득 여력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DTI는 현재 수도권과 부산, 세종시 등 일부 지역에만 적용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선 가계대출의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한 지표인 DTI가 부동산대책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한 시중은행의 대출심사 담당자는 “DTI는 차주의 상환능력에 맞게 대출을 진행해 과도한 부채에 짓눌리는 걸 막기 위한 제도인데 부동산 대책으로 전락하면서 수도권과 지방 간 대출 차별이 생기기 시작했다. 기존의 대출 건전성 관리라는 목적을 되찾고 수도권과 지방 간 공평한 대출심사를 위해 전국으로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9월 중순 발표 예정인 가계부채 대책의 윤곽도 드러났다. 가계부채의 절대 규모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차주의 상환 능력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금융 당국은 전반적인 소득 향상 대책과 함께 은행이 자체적인 여신 심사 능력을 갖추도록 체제를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금처럼 DTI나 담보인정비율(LTV) 등 금융 당국이 제시한 기준에 따라 획일적인 대출 심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별로 차주의 상환능력을 심사할 수 있는 독립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의미다.
 
최 위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을 둘러싼 핵심 이슈인 ‘은산분리’와 관련해선 “은산분리는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하는데 인터넷뱅크의 경우 은산분리의 기본정신을 저해할 우려는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최 위원장은 “예외를 인정하기 위해선 법 개정이 필요한데 이건 국회에 달려 있다”며 “그게(은산분리 완화) 안 된 상황에서 시장참여자가 있는지를 고민해 제3의 인터넷은행 참여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의 금융감독원장 내정설에 대해선 “(김 전 총장이) 일부 우려처럼 금융 문외한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금감원 노조는 김 전 총장 내정설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금감원 노조는 ‘10년-무너진 금감원’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지난 10년간) 금융위 출신 금감원장이 임명되면서 금융위의 산업정책에 대해 비판을 제기할 수 없게 됐다”며 “김 전 사무총장은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감사원에서 보냈는데 이런 경력이 금감원이 감시견으로 다시 태어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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