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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쥐도 배려 받아야"…파리 시민, '쥐 대량학살' 반대 서명 운동

중앙일보 2017.09.04 22:21
'라따뚜이' 레미 [중앙포토]

'라따뚜이' 레미 [중앙포토]

프랑스 파리시가 시내 곳곳을 점령한 쥐로 골치를 앓고 있는 가운데 파리 시민들이 '쥐 집단학살'에 반대하고 나섰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최근 파리 시내는 급격히 늘어난 쥐 개체 수로 인해 몇십년 만에 최악의 방역 위기에 놓였다.  
 
방역 당국은 쥐 퇴치 예산으로 1400만 파운드(약 205억 4000만원)를 투입했고, 시 당국은 쥐에 물리는 등 전염병을 우려해 일부 공원을 폐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이 당국의 쥐 퇴치 작전에 반대를 외치고 나섰다. 조제트방셰트리 임상심리학자는 "쥐 공포증은 거미 공포증과 마찬가지로 근거 없는 공포증"이라며 지난해 말부터 쥐 퇴치 운동 반대 서명을 시작했다. 
 
그는 "이 불쌍하고 불운한 존재들은 우리 사회에서 근절돼야 하는 희생양으로 지목돼 무자비하게 죽임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시민 2만5000여명이 서명 운동에 동참했다.
 
또한 온라인상에서는 쥐를 두둔하는 내용이 담긴 글 2000여건이 넘게 올라오고 있다. 시민들은 "쥐는 인간과 동등한 배려를 받을 권리가 있다", "쥐 대신 사회주의자들을 제거하자, 그들이 파리시에 더 큰 해악을 끼친다"고 말하며 운동에 반대하고 있다. 자크 부토 파리 2 구청장도 "법은 쥐를 지각 있는 생명체로 규정하고 있다"며 반대 청원에 동참했다.  
 
반면 공원과 거리 등 아무 곳에나 출몰하는 쥐가 지긋지긋하다는 시민들의 반응도 있다.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가로수.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가로수. [연합뉴스]

 
텔레그래프는 2007년 인기를 끈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따뚜이'의 주인공 쥐 '레미' 캐릭터가 영향으로 '쥐 집단학살' 반대 의견이 많아진 것 같다고 설명하며 유럽연합(EU)의 엄격한 독극물 사용 제한 때문에 방역 당국의 조치에도 쥐 퇴치 효과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EU는 상수도를 오염시킬 수 있고, 인간 애완동물에 해로울 수 있다는 이유로 쥐 방역에 사용하는 항응고제 알갱이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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