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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벅지에 소변 보고, 강제로 음모 깎게 한 중대장 징역 1년 6개월

중앙일보 2017.09.04 20:45
경기 수원지방법원[사진 다음 로드뷰]

경기 수원지방법원[사진 다음 로드뷰]

육군중대장이 부하 병사들에 성추행을 가해 군사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일반법원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4일 수원지법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초 강원도 철원의 한 부대 중대장 최모씨와 소대장 A, 병사 B·C씨 등 4명이 일과를 마치고 초소 샤워장에 함께 들어갔다. 최씨는 샤워 도중 갑자기 병사 C씨의 오른쪽 허벅지 부분에 소변을 봤고 한손에 자신의 소변을 담아 C씨의 머리에 붓기도 했다. 이어 소대장 A씨와 병사 B씨에게 C씨의 양팔을 붙잡으라고 지시, C씨가 저항하지 못하도록 한 뒤 면도기로 음모를 자르려고 했다. C씨는 자신이 직접 자르겠다고 사정한 뒤에야 풀려날 수 있었지만, 면도기를 건네받아 스스로 음모를 모두 깎아야 했다. 이후에도 최씨는 손바닥에 치약을 묻혀 C씨의 성기 주변에 바르는 등 가혹행위를 이어갔다.
 
 최씨는 같은 달 말까지 4차례에 걸쳐 C씨 등 병사 4명에게 이같은 범행을 한 혐의(군인 등 강제추행)로 재판에 넘겨졌고 군사법원은 최근 최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B씨와 함께 최씨의 범행에 가담한 소대장 A씨도 같은 이유로 군사법원에서 선고유예를 받았다.
 
 중대장 최씨가 주도한 이 같은 군대 내 성 비위는 병사 B씨가 전역한 뒤 일반법원에 넘겨지면서 외부로 드러났다. 최씨의 범행을 도운 B씨는 최씨와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수원지법 형사15부(김정민 부장판사) 심리로 지난달 31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선고유예 처분을 받았다. 선고유예란 유죄 판단은 내리되 2년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범죄 사실을 없던 일로 해주는 법원의 선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강제추행 범행에 가담한 피고인의 행동은 피해자들에게 심각한 성적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끼게 했다”며 “다만 이 사건 범행은 중대장 최씨가 주도했고 병사에 불과했던 피고인은 중대장의 지시를 차마 거역하지 못하고 범행에 가담하게 된 것으로 보이고 본인 또한 중대장에게 강제추행 피해를 당하기도 한 점,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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