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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의원직 제명 피하자 씩 웃은 '레밍 발언' 김학철…"솜방망이 징계" 비난 여론

중앙일보 2017.09.04 17:11
4일 오후 충북도의회 전체회의에서 '30일 출석정지' 징계를 받은 김학철 의원이 지지자들 앞에서 웃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후 충북도의회 전체회의에서 '30일 출석정지' 징계를 받은 김학철 의원이 지지자들 앞에서 웃고 있다. [연합뉴스]

 
레밍(들쥐) 막말로 파문을 일으킨 충북도의회 김학철(47·무소속·충주1) 의원에게 도의회가 출석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때문에 '솜방망이' 징계 논란이 일고 있다.

충북도의회 김학철 의원 출석정지, 박봉순·박한범 의원 공개사과 결정
시민단체 "무능한 도의회 제식구 감싸기로 국민 모독했다" 반발
김학철 "물의 일으켜 죄송하다. 10월 회기때 공개 사과하겠다"

 
충북도의회는 4일 열린 제358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지난 7월 수해 와중에 외유성 해외연수를 강행한 김학철 의원에게 ‘30일 출석정지’와 ‘공개회의에서의 사과’를 결정했다. 함께 연수를 떠난 박봉순(청주8)·박한범(옥천1) 의원에 대해서도 ‘공개 사과’로 징계하는 것을 가결했다.
 
이들과 해외연수에 참여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병윤(음성1) 의원은 물의를 일으킨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김 의원 등 3명은 이번 도의회의 결정으로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 도민의 혈세로 의정비가 정상적으로 지급되는 출석정지 등의 징계 수위는 사태의 심각성에 비춰볼 때 관대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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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충북도의회 앞에서김학철 의원이'30일 출석정지'로 도의회 징계가 마무리되자 지지자들과 함께구호를 외치며 사진을 촬영하고있다. [연합뉴스]

4일 오후 충북도의회 앞에서김학철 의원이'30일 출석정지'로 도의회 징계가 마무리되자 지지자들과 함께구호를 외치며 사진을 촬영하고있다. [연합뉴스]

 
앞서 오전에 열린 충북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김 의원에 대해 최고 수위의 징계인 제명, 나머지 2명은 출석정지 30일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국당 의원들의 반대로 징계 수위가 낮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열린 윤리특위는 한국당 의원 4명, 민주당 의원 2명 등 6명이 참석했다.
 
도의원 출석정지는 본회의 출석 인원의 과반수가 찬성하면 가결된다. 이날 표결에는 김 의원 등 3명을 제외한 27명의 도의원(재적 의원 30명)이 참석했다.
 
본회의가 시작되자 더불어민주당의 요구로 김 의원을 지명하자는 수정안이 제출돼 표결이 진행됐지만 한국당 의원들이 반대하면서 찬성 11, 반대 16으로 부결됐다. 다시 원안대로 진행한 표결에서는 찬성 17, 반대 9, 기권 1로 김 의원에 대한 징계가 가결됐다.  
4일 오후 충북도의회 본회의장 앞에서 김학철 의원을 징계를 두고 찬반 단체가 대치하고 있다. 최종권 기자

4일 오후 충북도의회 본회의장 앞에서 김학철 의원을 징계를 두고 찬반 단체가 대치하고 있다. 최종권 기자

 
시민단체는 “충북도의회가 제 식구 감싸기로 국민을 모독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충북시민단체연대회의는 “레밍 발언으로 충북도민의 명예를 실추시킨 김학철 의원은 자진 사퇴 또는 의회 스스로 제명을 해야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선영 충북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출석정지는 의정비를 받으며 의정활동을 쉬는 것으로 되레 포상에 가깝다”며 “무능한 도의원들이 국민을 두번이나 바보로 만들었다. 이번 징계는 납득할 수도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다”고 비난했다.
 
충북도의회는 김 의원에 대한 출석정지가 중징계에 해당한다고 해명했다. 충북도의회 관계자는 “해외연수로 물의를 일으켜 지방의원이 징계를 받은 건 김 의원 등이 처음”이라며 “윤리특위는 김 의원 등은 ‘지방의원은 공공의 이익을 우선해 양심에 따라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고,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지방자치법을 위반한 이유로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레밍 발언으로 논란이 된 충북도의회 김학철이 4일 충북도의회에서 출석정지 30일의 징계를 받았다. 최종권 기자

레밍 발언으로 논란이 된 충북도의회 김학철이 4일 충북도의회에서 출석정지 30일의 징계를 받았다. 최종권 기자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실을 찾아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의회 결정에 따라 10월 회기때 다시 한번 공개 사과를 하겠다"고 말했다.  
 
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제 구실을 못한다는 비난도 예상된다. 윤리특위는 김학철 의원이 지난 3월 청주 태극기 집회에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한 국회의원들을 겨냥해 “국회에 250마리의 위험한 개들이 미쳐서 날뛰고 있다. 미친개들을 사살해야 한다” 등 발언을 했지만 징계를 하지 않았다. 앞서 박한범 의원이 2015년 3월 공무원과 술자리에서 언쟁을 벌이다 술병을 던지는 행패를 부렸다가 도의회 윤리특위에 회부됐지만 역시 징계하지 않았다. 
레밍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학철 의원(오른쪽)이4일 충북도의회에서 출석해 의안을 심의하고 있다. 최종권 기자

레밍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학철 의원(오른쪽)이4일 충북도의회에서 출석해 의안을 심의하고 있다. 최종권 기자

 
한편 이날 충북도의회 본회장 앞에는 김학철 의원을 징계하지 말라는 보수단체 회원들과 이를 반대하는 시민단체가 고성을 지르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도의회 윤리특위 징계위원회에 입장하면서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시민단체 회원들에게 “문재인씨한테 하라고 하세요”라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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