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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허리케인 하비로 에틸렌·석유제품 품귀현상…국내 업계 ‘반사이익’

중앙일보 2017.09.04 16:54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최대 정유·화학 단지가 있는 텍사스주 멕시코만 지역을 강타하면서, 국내 정유·화학업계가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 제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해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내 관련공장 '올스톱'
공급 줄면서 마진 급상승
"정상화에 수개월 걸릴 것"

 4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에틸렌 평균가격은 t당 1210달러로, 지난 2월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틸렌은 플라스틱 용품이나 기저귀 등 생필품부터 자동차까지 각종 산업과 생활 곳곳에 쓰여 ‘산업의 쌀’이라 불린다. 그러나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태풍의 영향으로 포모사플라스틱스와 옥시켐 등 텍사스주 내 모든 생산 단지가 가동 중단됐다.
 
미국 텍사스주 브룩샤이어에서 허리케인 하비가 휩쓸고 지나간 지난달 30일(오른쪽 사진)과 허리케인이 닥치기 전인 지난해 11월 20일 위성 사진. 이 허리케인으로 현재까지 47명이 숨지고 약 50명이 실종됐으며 3만 명이 대피했다.[AFP=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브룩샤이어에서 허리케인 하비가 휩쓸고 지나간 지난달 30일(오른쪽 사진)과 허리케인이 닥치기 전인 지난해 11월 20일 위성 사진. 이 허리케인으로 현재까지 47명이 숨지고 약 50명이 실종됐으며 3만 명이 대피했다.[AFP=연합뉴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4일 “하비로 인한 에틸렌 설비 가동중단 규모가 미국 생산능력의 57.3%, 글로벌 생산능력의 10.1% 수준으로 커졌다”며 “이전 수준으로 가동하려면 몇주는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에틸렌 공급이 줄면서 마진(에틸렌 가격-원재료 가격)은 지난 1일 801달러로 한 달 새 37% 급증했다. 조 연구원은 “3분기 수요가 회복되는 기간에 미국에서 공급 트러블은 국내업체에 유리한 업황을 조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기업의 에틸렌 연간 생산 규모는 ^롯데케미칼 323만t ^LG화학 220만t ^여천NCC 195만t ^한화토탈 109만t ^SK종합화학 86만t ^대한유화 80만t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태풍 피해는 슬픈 일이지만 상대적으로 한국 업체들은 에틸렌 가격이 올라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한 가운데 텍사스주 최대 도시 휴스턴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물에 잠기자 구조보트들이 주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실어나르고 있다.[AFP=연합뉴스]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한 가운데 텍사스주 최대 도시 휴스턴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물에 잠기자 구조보트들이 주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실어나르고 있다.[AFP=연합뉴스]

 국내 정유사들도 정제마진 상승의 수혜를 누릴 전망이다. 텍사스에는 엑슨모빌의 베이타운, 아람코의 포트아서 등 미국 내 정제설비의 30%가 몰려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제 마진은 지난달 30일 연중 최고치인 배럴당 10달러를 돌파했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미국이 가동 중단한 원유 처리 능력(석유제품 생산량)이 하루에 400만 배럴인데 한국이 약 320만 배럴이니 얼마나 큰 규모인지 짐작할 수 있다”며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때도 국제 석유 시장에 영향이 3개월 이상 간 만큼 당분간 정제마진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정유·화학업체들의 주가는 롯데케미칼 41만500원, SK이노베이션 18만9500원, 에쓰오일 12만4500원 등 호황기였던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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