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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한국 질책"..북핵 실험 뒤 트럼프의 한국 비판 트윗의 속내는

중앙일보 2017.09.04 16:37
[트럼프 트위터 캡처]

[트럼프 트위터 캡처]

 
"내가 말해왔듯 그들(한국)은 북한에 대화를 통한 유화책이 효과가 없을 거란 걸 깨닫고 있다. 그들은 그저 하나만 안다."

"대화를 통한 유화책 효과 없어" 문재인 정부에 직격탄
NYT "FTA 협정 폐기 맞물려 미국 유권자 겨냥" 분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6차 핵실험과 관련해 3일(현지시간) 오전 남긴 트윗의 파문이 거세다. 트럼프가 문재인 정부의 ‘유화책(appeasement)’에 비판적 입장을 전달해왔을 뿐 아니라 그게 효과가 없어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걸로 보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해당 트윗을 소개하면서 “트럼프가 한국을 향해 일종의 질책을 가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뉴스분석’을 통해 트럼프의 “신랄한 한국 비판”이 놀랍긴 하지만 대북 압박과 제재가 먹히지 않는 상황에서 이 트윗은 오히려 미국 내 유권자를 향한 정치적 수사일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NYT는 특히 트럼프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준비하려는 움직임 속에 이번 비판이 나온 데 주목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앙포토]

NYT는 “트럼프의 시각에서 한국의 새 진보(liberal) 정부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유화적일 뿐 아니라 미국 노동자와 회사를 기만하는 무역 협정의 재협상에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당선과 거의 동시에 FTA 재협상을 천명해왔다. 지난 대선에서 그를 지지한 제조업 기반 백인 노동자들의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트럼프가 중시하는 이런 무역 과제가 북핵 긴장 상황에서 안보 문제와 맞물리면서 자꾸 엇박자가 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게 중국의 대북 역할론과 미·중 무역 갈등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국가주석을 만나선 북한에 대한 더 강한 압박을 약속받는 대가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명하는 걸 보류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이후에도 중국이 기존의 대북 정책 노선을 견지하면서 미국이 바라는 정책 변화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국이 대중 적자도 해결 못하고 대북 레버리지(지렛대)만 잃어버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NYT에 따르면 최근 밀려난 백악관 수석전략가 배넌은 마지막까지 중국에 대한 소위 “합리적 화해파”가 트럼프 주변에서 득세하는 것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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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대중 강경파였던 배넌이 물러난 지금 트럼프 정부에선 중국 대신 한국을 화풀이 대상으로 찾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이다.   
 NYT는 트럼프 외교정책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라는 브랜드는 힘의 과시가 핵심인데, 평양에 진짜 펀치를 때릴 수 없기 때문에 서울이 논리적 타깃이 된다”고 전했다.  
 NYT는 문재인 정부가 실제로 유화책으로 일관했는가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시했다.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는 NYT에 "문재인 대통령은 실제 미국의 대북 '압박과 관여' 접근을 적극 지지해왔고, 문 대통령이 지금까지 취한 어떤 것도 유화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결국 “문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의 최대 실망은 한국의 고질적인 무역 흑자를 둘러싼 이견”(백악관 보좌관)이란 해석이다. 트럼프는 지난 1일 문 대통령과 통화하고 FTA 폐기문제를 언론에 흘렸지만 핵실험 이후엔 아직 통화하지 않고 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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