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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니시노 교수 "文정부 외교적 공간 더 좁아질 것"

중앙일보 2017.09.04 16:32
니시노 준야(西野純也·사진) 게이오대 현대한국연구센터 소장은 4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북한은 계속해서 핵·미사일 개발 속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긴장 상태가 정점에 달했을 때 비로소 북한과 대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니시노 교수는 또 “최근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수록 한·미·일 간의 미묘한 입장차이가 드러났다”면서 “이럴 때 일수록 한·미·일 간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 교수 인터뷰
"북, 핵ㆍ미사일개발 더욱 속도...조만간 추가 도발"
"北 긴장 정점 달해야 비로소 대화 모멘텀 될 것"
"이럴 때일수록 한미일 더욱 긴밀한 협조 필요"

-북한의 6차 핵실험 의도는 무엇이라고 보나.
“대미 억지력 확대의 일환이다. 북한이 중대보도에서 밝혔듯이 그들이 생각하는 최종 목표까지는 오지 않았다. 의미있는 계기로서 성과를 거두었을 뿐이다”
  
-추가 도발 가능성은.
“곧바로 할 지, 시간을 두고 할 지는 지켜봐야겠지만 1~2개월 내 추가 도발 가능성은 있다. 유엔에서 추가 제재결의를 논의하는 시기가 되면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형 핵탄두 시험 성공이라고 밝혔으니, ‘화성-14형’의 정확도를 높이는 등의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의 최종적으로 원하는 것은.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고 협상하는 것이다. 한·미·일은 핵 폐기를 위한 협상을 원하고 있지만, 북한은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이를 바탕으로 핵 군축을 위한 협상이라면 응할 수 있다. 인도나 파키스탄처럼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기를 원할 수도 있다. 종국적으로는 평화체제 협정을 통한 체제 보장이 목표다”
 
-향후 미국의 대응은 어떻게 예상하나.
“미국의 예상 가능한 대응은 △유엔 안보리를 통한 강력한 제재 △강력한 독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강한 군사적 압박 △정부 고위인사들의 강력한 발언 정도다.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는 하지만, 군사적 옵션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미국과 북한의 대화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고 보나.
“미국이 완전히 대화 가능성을 닫아둔 건 아니라고 본다. 여러가지 강력한 조치를 취하면서 대화에 나오게끔 한다는 게 원래 트럼프 정부의 입장이었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이 방법이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북한은 오히려 핵 미사일 개발 속도를 높여나갈 것이다. 이 같은 긴장상태가 정점에 달했을 때 비로소 대화의 모멘텀 될 것이다. 북한도 그 때까지는 대화를 안 할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긴장이 높아지는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
 
니시노 준야 정치학과 교수/게이오대 현대한국학연구센터장

니시노 준야 정치학과 교수/게이오대 현대한국학연구센터장

-이번 국면에서 한·미·일의 대응을 평가한다면.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면 한·미·일이 행동의 일치를 보여줄 것 같지만, 문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 한두달을 보면,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높일수록 한미간의 미묘한 입장 차이가 드러났다. 이런 상황일수록 한미, 미일, 한미일간 대화가 더욱 긴밀히 이뤄져야 하고, 각국의 미묘한 차이가 보이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미·일간의 긴밀한 협조가 눈에 띈다.
“그런 점에서 아베 총리는 이번 위기 상황에서 조율자 역할을 잘 해냈다고 평가한다. 주변국들과 계속해서 전화 통화를 통해 엇박자가 나지 않도록 조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격한 언사에만 머물러 있었다면 오히려 불안감은 고조됐을 것이다. 일본 내에선 “미 본토 공격만 없으면 되는 거냐”라는 불안감이 있다. 한·미·일간 해법이 다르기 때문에 온도차는 있다. 북한은 이런 간극을 노릴 수 있다. 긴밀한 협조가 더욱 더 필요한 부분이다”
 
-현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선택지는.
“원래 문재인 정부의 외교적 공간이 그다지 넓지 않았는데, 앞으로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다. 기존에 문 대통령이 추구했던 (대화라는) 방식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다만 현재로서는 압박을 가하는 단계일 뿐, 한국 정부가 대화책을 버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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